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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의 기록/보고 듣고 읽은 감상

심야식당, 일본 한국 중국,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보기

by Cyprus 2020. 11. 8.

심야식당 일본편 . 도쿄 신주쿠의 이 식당에 모이는 인간들은 게이바 주인, 호스티스, 야쿠쟈, 포르노 배우, 스트립걸, 실패한 배우... 등등이다.  이들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건들은 불륜, 가정폭력, 도둑질, 청소년 가출, 탈선, 이런 것들이다. 덤덤하고 건조하게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그 사건들은 결코 덤덤하고 건조한 사건들이 아니다. 그리고 이 사건들은 개그만화의 필체로 그려지고 극화풍의 카메라로 촬영되었지만, 만약 카메라 각도를 조금만 바꾸면 야쿠자물이나 성인영화로도 소화될 수 있다. 

 

 

 

한국판 심야식당은 게이바 사장 코스즈가 한국 정서를 고려해서 빠졌고, 대신에 주요 등장인물이 가난한 고학생, 대리운전 기사 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심야식당에서 힐링을 받는다. ...라고 소문만 듣고, 운동권 출신 고위 공무원의 딸을 위한 동화책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직 한 번도 안 봤는데 ,어떤지 한 번 봐야겠다. 

 

 

 

 

 

중국판 심야식당이 왓챠에서 상영중인 것을 알고 어제 잠시 봤다. 

일본판 심야식당 주인 같은 느낌이 아니다. 그냥 선량하고 푸근한 동네 아저씨 느낌이고, 화를 내도 별로 무서울 것 같지 않다. 첫 번째 에피소드가 무려 40분짜리 방송 세 편(=120분, 꽤 긴 영화 수준)이나 되었는데, 갓난아기를 잃어버린 선량한 여인과 그 아기를 주워서 지극정성으로 기르며 정이 든 청각장애 발화장애를 다 가진 청년이, 서로 양육권을 가지려고 싸우면서 슬퍼하는, .... 그러니까 가족애에 기반한 궁상 청승이 1980년의 떠돌이 까치처럼 넘쳐흐르는 이야기였다.

 

한국판이 힐링이었다면 중국판은 좀 더 거꾸로 옛날로 돌아간다. 장애인 아빠와 효녀 딸이라니, 심청전까지 올라갈 뻔도 했다 ㅠㅠㅠ 

 

똑같은 심야식당을 봤는데 한국과 중국은 각자 보고 싶은것을 보고, 강조하고 싶은 것을 강조했다. 그랬더니 같은 제목이고 같은 소재이지만 전혀 다른 스토리의 이야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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