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구입 2일차. 어제 밤에 켜지는지 + 아주 간단한 확인만 하고, 오늘 몇 가지 프로그램 깔고, 이제 리뷰 작성하면서 본격적으로 키보드 두들겨봄.
1. 구입 배경
지금 쓰던 건 OneMix 4. 좋은 노트북이다. 작고, 성능 좋다. 손은 많이 갔다. 지문이 거슬려서 외관보호 필름을 붙였고, 화면 반사가 심하던 것도 몇 개 필름을 쓰던 끝에 해상도와 반사의 절충점을 잘 찾아서 붙였다. 거슬리던 발열과 팬소음은 동호회를 참고해서 뚜따 후 발열작업을 열심히 해줬더니 만족스럽게 개선됐다. 인텔11세대 i5 * 16GB 메모리는 사무용으로는 필요한 것 다 된다. (슬랙, 노션 등 워낙 사무용 프로그램들이 무거워져서 생각보다 스펙이 높아야 가능하다) 문제는 나으 노안. 어느 순간부터 불편하다가 이제는 한계인 느낌이랄까.
여기에 한 가지 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씽크패드가 아니라는거다. -_-
오래전부터 말하지만 이제 노트북은 국산도 잘 만들고 대만산도 잘 만들고 다 잘 만든다. 엘쥐 그램이나, 꽤 오래 고민했던 HP Aero 13 같은 제품들은 크기든 성능이든 경지에 올랐다. 오히려 4K 모니터 부드럽게 잘 연결해주고 가격도 싼 AMD CPU 사용했다. 가격은 씽크패드의 절반 수준이다.
그램이나 삼성 노트북은 잘 만든 건 알지만 내 돈 주고 사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편집키가 양호하게 달린 HP Aero를 살까 말까 꽤 오래 고민했다.
하지만 씽크패드가 아니면 내 꺼가 아닌 것 같다 -_-
X60s를 십년쯤 사용하면서 이제 씽크패드가 아니면 내꺼가 아닌 것 같다는게 문제다.
성능이든 무게든 아무 문제없는 HP Aero 13을 구입해도 어쩐지 내꺼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오래오래 나를 괴롭혀서-_- 결국 다시 뭔가를 사게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신품기준 거의 반값 수준이고 중고품이면 40~50만원 정도에도 살 것 같은데. 그건 거의 감가가 없는 가격이라 중고로 나중에 되팔아도 얼마 손해도 없겠지만. 그걸 사고 만족하지 못할 것이 99% 확실해서 말이다.
결국 씽크패드의 갬성에다 두 배의 돈을 주는 것인데... 어쩔 수 없지 ㅠ
2. 잘 구입
x1 nano 를 구입하기 위해 번개장터와 당근에도 키워드를 등록하고 심지어 안 쓰던 중고나라도 가입했다. 중고나라 판매자와 몇 번 밀당도 하고 깨지고 하다가 번개장터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매물을 발견. X1 nano 2세대이고 LTE도 달렸는데 목표했던 가격의 70% 수준 = 65만원 이다. (원래 이 스펙은 100만원까지 생각함. 1세대 제품은 70만원정도 생각.) 구매한 제품에서 아쉬운 건 HDD가 256이라는 정도인데. 나중에 따로 달아도 되고. 그냥 참고 살아도 된다.
이 가격이 진실일까. 사기일까. 나도 마침내 중고나라 사기를 당하는걸까. 갖은 망상끝에, 번개장터 안전결제로 구매했고, 판매자가 인근지역 사시는 분이라 그냥 직접 만나서 수령했고, 그 과정에서 세상에 대한 불신을 망상했지만 결국 양품이 내 손에 들어왔다.
3. 하루 사용기
- 아 작다. 진짜 작다. 13인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짭그램과 잠깐 대조해봤을 때 세로는 거의 비슷하고 가로는 1인치쯤 작다.
- 물론 그래서 가볍다.
- 화면 딱 좋다. 같은 넌글로시라도 타 제품과 씽크패드 화면은 조금 다르다. 씽크패드는 어딘지 종이 느낌의 무반사 화면. 크기도 좋다.
- 키보드 느낌이 어딘지 낯설다. 얇은 키보드인데 키감이 어딘지 깊다. 살짝 잘그락거린다. 기계식으로 치면 기존 씽크패드가 적축이나 흑축에 가깝다면 얘는 갈축에 가깝다. 구분감이 좀 더 강하다. 만족하냐고 하면 글쎄 좀 애매하다. 돈 많이 들였을 것 같긴 한데, 애플 M1 같은 자분자분한 키감이 더 좋은 것 같기는 하다. 좀 써보면서 판단해야지.
- LTE 잘 된다. 새로운 기계에 데이터쉐어링 유심을 꽂는 건 언제나 긴장되는 일. (얼마나 피곤해질지 몰라서). 하지만 일단 꽂고 네댓번 재부팅하니 어느 순간 지가 알아서 잘 잡았다. (나는 KTM Mobile의 4만원 요금제에 딸려오는 데쉐 유심 사용)
- 윈도 헬로 좋다. 카메라 없는 원믹스 쓰다가 카메라가 조용히 찍으니 좋다. 이게 PC 로그인이야 뭐 그렇다고 치는데, 기기의 PIN을 요구하는 상황도 웬만큼 카메라가 잘 해결해준다.
- 뚜껑 닫았다가 뚜껑 열면 재부팅 속도 겁나 빠르다. (이거도 원믹스가 조금 불편하던 지점 중 하나였다.)
- 빨콩은 의외로 손이 안 간다. 내가 마지막으로 아벰 놋북을 쓴게 3년전인가 4년전인가. 그 사이 벌써 빨콩 쓰는 법을 까먹었다는 말인가. (얼마 지나면 도로 쓰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