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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종사자로서 떠들기

잡담 - 네이버

by Cyprus 2007. 11. 22.
요즘 네이버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주 보인다. 기본적인 이유는 네이버의 <자사 컨텐츠의 외부 공개 금지>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형태의 정책을 이해하고, 그 정책에 대한 호오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일반 소비자라고 부르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환원론적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네이버를 싫어하는 이유가 <네이버의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정책> 때문이라기보다는, <네이버가 독점적인 일류기업>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이나 마이크로소프트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이유다. 쉽게 말하자면 싫기 때문에 싫은 것이다. 뭐 취향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엠파스 또는 구글이다. 특히 인터넷 헤비유저 및 개성이 강한 사람들일수록 구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구글의 검색 성능은 분명히 뛰어나다. 김중태씨는 국내 포털의 블로그가 검색엔진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검색이 약하다고 말했으나, 이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네이버 블로그는 결국 퍼뮤니케이션으로 채워진다. 어딘가에 소스가 있다는 뜻이며, 구글은 그 소스를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 구글의 검색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는 국내 포털의 검색엔진 비공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서양인의 인터넷 사용 습관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네 이버의 승리는 검색엔진의 승리라는 데에도 동의할 수 없다. 네이버는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 습관을 정확하게 읽은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서울시> 라고 눌렀을 때, <서울시청> <서울지도> <서울날씨> 등을 최우선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검색엔진의 승리가 아니다. 사람이 달라붙어서 끊임없이 사용자의 기호에 맞도록 검색결과를 정련하고 우선순위를 조작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어떤 책에서는 <서양인들은 인터넷에서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인터넷에서 남들에게 화제가 되는 것을 본다>라고 말한 것을 읽었다. 조금 거칠기는 하지만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네이버는 언제 망할 것인가? -_;

이 시점에서 나는 야후코리아의 흥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포털의 대명사였던 야후는 당시대의 다른 검색엔진과 달리 <사람에 의한 디렉터리 서비스> 덕택에 월등히 나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트랜드를 놓쳤기에 결국 포털 최하위권을 맴돌게 되었다.

똑같은 일이 NHN에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가까운 미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네이버에 대한 호오를 떠나서, 네이버는 현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단계에 와있다고 느낀다. 네이버의 직원 수는 다음이나 SK컴즈의 두세 배, 야후코리아의 열배에 달한다. 네이버의 서비스 하나하나가 개편되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 감탄을 느낀다. 동일한 서비스를 다른 포털에서 써보았을 때, 그 디테일의 차이를 느낀다.

네이버의 가장 큰 도전은 포스트 피씨, 포스트 인터넷 시장이 아닐까 싶다. 아주 단순한 예시를 들자면, 와이브로 기반의 핸드폰 인터넷 시대에 네이버는 적합하지 않다. 월 1GB 이상을 사용하면 추가요금을 내는 와이브로 서비스에서, 초기화면 로딩에만 수십 메가를 사용하는 NHN은 적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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