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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떠들기

강릉 참소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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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박물관에서 놀란 것은 전시물의 자유분방함이었다. 박물관 하면 빗살무늬토기와 패총부터 시작해서 집터, 임금님 귀걸이, 녹슨 쇠 부지깽이(라고 쓰고 칠지도라고 읽는다), 삭아버린 고서, 목달아나고 코떨어진 불상, 이런 것들을 연상하는 나로서는, 박물관이라기보다는 '그때를 아십니까' 수준의 전시물들로 가득 채워진 미국이나 캐나다의 박물관이 참 이채로웠다. (물론 미국인들의 눈에 보이는 박물관들은 진부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 재미있는 박물관을 가본 기억은 그다지 많지 않다. 강릉 <참소리 박물관>은 지금까지 내가 국내에서 가본 박물관 가운데 가장 입장료가 비싸고(7000원쯤), 그리고 그 가격이 아깝지 않은 가장 양질의 전시물로 가득찬 재미있는 박물관이었다. 참소리 박물관이라는 말에 피리와 나발, 가야금 같은 것을 연상하면서 발을 디뎠는데, 사실 이곳은 <에디슨> 테마 박물관이었다.

입장료는 조금 비싸지만, 사설 박물관답게 자유롭고, 주제에 아주 충실하고, 깜짝 놀랄만큼 전시물이 많다. (관람객들이 대부분 입을 못 다물고 관람하는데, 수근거리는 내용이 : 원래 갑부였나봐 / 박물관 짓기 전에는 이걸 어디다 다 보관했을까? / 주인장... 미친 사람 아냐? -_- 등등...)

사진 찍는 것도 자유롭고 (사진 찍으면 안된다는 표지판이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찍어도 되는 것 맞겠지?) 내용도 아주 알차다. 일부러 이걸 보러 강릉까지 갈 필요는 없겠지만, 강릉에 갔다면 경포대와 경포호수를 보는 길에 꼭 들려야 할 명소.

이하 스크롤 압박 있음




▲ 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자동차. 미국 자동차의 아버지라고 부를, Ford 의 T Model 이라고 한다.

▲ 무슨 모델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야외에 전시된 클래식카이다. 차에 찍힌 강아지 로고는 좀 나중에 설명.




▲ 에디슨이 발명한 다리미. 오늘날의 다리미와 비슷하게 생겼고, 오늘날과 똑같이 생긴 100 V 콘센트를 사용한다.



▲ 와플기도 에디슨의 발명품이라고 한다.




▲ 에디슨 발명품의 꽃이라고 부를만한 축음기... 인데

▼ 색깔이 이렇게 휘황유치찬란하다.



▼ 사진으로 스피커의 웅장한 위용을 전할 수 없음이 아쉽다. 이 스피커들은 어른 키보다 더 크다. 위의 휘황찬란한 스피커와 아래의 스피커의 크기를 비교하자면, 글쎄.. 아이 불알과 어른 불알의 크기 차이는 될 듯 하다.... 어머. 아가씨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비유인 듯 하다. 아가씨들이 이해하기 쉽게 다시 비유하자면, 아가씨 젖꼭지와 공룡 젖꼭지의 크기 차이는 될 듯 하다.




▼  어? 에디슨 발명품의 꽃은 축음기가 아니고 전구였군... 전구의 상품명은 Edison Mazda 인데, 저 Mazda는 일본의 마쯔다가 아니고 "빛의 신"을 뜻한다고 한다. 힌두어쯤 되나?
 


▼ Victor, His Master's Voice는 음반회사의 로고인데,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다. 저 개는 에디슨이 노년에 키우던 넘인데 이름은 니퍼였던가? 그런데 에디스이 죽은 뒤에 수심에 잠겨있던 이 강아지가, 우연히 길에서 에디슨이 즐기던 노래가 흘러나오던 것을 듣고는 그 스피커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노래가 끝나면 주인이 자신을 불러줄 것 같아서였다나. 물론 에디슨이 파블로프처럼 늘 노래를 듣고난 뒤에 먹이를 줬다든지... 했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귀엽고 애처로운 에피소드다.



▼ 천공기를 통해 연주하는 오르간.




▼ 소리 박물관 답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음악감상실이 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비싼 음악도구들이구나. 진공관 시설도 마련되어있다고 하더라. 아무튼 몇 곡의 노래를 들었는데, 뭐가 그렇게 뛰어난건지 감별할 귀는 물론 없다만, 소리가 그렇게 우렁찬데도 졸음이 온다는 것만큼은 대단하다고 느꼈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 고음이었다는 뜻인데, 별로 그렇게 해석되는 말인 것 같지는 않다.)



▼ 초기의 컨버젼스 텔레비젼. 라디오와 텔리비젼이 컨버전스 되었다. 오른쪽 위에 5인치 텔레비젼이 달려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세계 각국의 초기 라디오들. 관운장 라디오도 있다. -_




▼ 추억의 문닫는 텔레비젼.




▼ 우리집에도 있던 텔레비젼이다. 왜인지 모르지만 이맘때의 텔레비젼들에는 손잡이가 많이 달려있다. 포터블이긴 한데... 이거 뭐 에어콘이나 코끼리에 손잡이가 달려있는 기분이다.



▼ 아주 재밌는 디자인의 텔레비젼도 있다.



▼ 재밌는 디자인의 라디오들인데, 일본에서 30년쯤 전에 개발된 물건들이다. 삼십년 전에 저런 디자인을 만들어내었다니,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



▼ 전시물은 대략 이 정도 사진으로 요약하는데... 그러니까, 한국적인 전시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오히려 미국 박물관의 근현대 부분을 연상하게 만드는 내용의 전시이다. 그에 어울리게, 이런 포스터도 붙어있었다.


▼ 박물관 바깥으로 나서면 바로 경포대 호수다. 날씨가 좋아, 하늘 색깔이 아주 쥬금이다.
 


▼ 화장실 표지도 아주 미국 개인박물관스럽게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