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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종사자로서 떠들기

텔레그램

by Cyprus 202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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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업계 표준 메신저가 텔레그램이라서 몇 년 전부터 텔레그램을 쓴다. 오래 써보면서 다른 메신저들과 비교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 앱이 가볍고 빠르다. 카톡이나 라인, 왓츠앱 같은 다른 앱들에 비해 빠르게 뜨고, 반응도 빠르다.

- 사용자 경험과 기능도 더 명쾌하다. 광고나 쇼핑 같은 잡스러운 BM이 없다.
- 커뮤니티 운영이 가능하다. 카톡 단톡방은 모여있다 뿐이지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이 아닌데, 텔레그램은 커뮤니티 수준으로 운영이 된다.  

- 톡서랍 가입 안 해도 옛날 게시물 보존이 된다.
- 여러 디바이스에서 손쉽게 로그인 가능하다. (카톡은 스팸이나 계정탈취 방지 정책에 의해 막혀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앱 외부 연동이 훨씬 용이하다 

 

이런 장점들은... 기술적으로 월등한 우위를 가졌다기보다는 크게 아래 이유들로 생각된다. 

 

1. 아직 제대로 된 BM이 없다. 초기에는 이미 억만장자인 창업자의 투자로, 후기에는 코인 ICO 등으로 자금을 충당했다. 광고나 프리미엄 등은 아직 의미있는 매출이 아닐 꺼로 생각되고... 결국 카톡처럼 선물하기, 미용실예약, 이모티콘 같은 갖은 잡다한 수익화가 진행되기 전이라서 UX가 단순할 수 있다. 

 

2. 전국민이 다 사용하면서 이동통신에 가까운 규제를 받는 카톡과 달리, 규제를 받지 않고 사용자가 자기 책임으로 사용하며 많은 부분을 사용자에게 맡긴다.

 

결국 전체적으로는 카톡이 이동통신의 대항마로서 전국민의 사랑을 받던 2010년 초창기와 비슷한 프로덕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오랜 시간에 걸쳐 기능적인 완성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나는 사용자로서 현재 체감하고 있는 단점은 없다. (다만 서비스에 1년 이상 로그인하지 않으면 계정과 메시지 등이 모두 날아가서 복구할 수 없다는 등의 제한이 있다) 

 

한편으로 텔레그램에는 검열저항, 탈중앙, 반독재, 이런 식의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진보계열 지지자들 중심으로 카톡 탈퇴, 텔레그램 이전 등의 유행이 벌어진 적이 있다. 피가 뜨거운 사람들이 가끔 이런 해프닝을 벌인다고 생각하는 편이기는 한데, 

 

검열저항이나 반독재 등의 레테르가 붙어있는 저항의 공간은 아이러니하게 범죄자들도 함께 움직이는 것 같다. 블록체인 업계도 정부의 제대로 된 규제가 생기기 전에는 정말로 혁신을 꿈꾸는 젊고 똑똑한 친구들도 있지만, 애초에 한탕을 노리는 사기꾼들도 많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규제가 제법 모양을 갖춰나가는 요즘은 블록체인 업계에도 그렇게 험한 사기꾼들의 숫자는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건 텔레그램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다만 텔레그램을 규제한다고 성착취물이 없어질 꺼라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포르노가 문제이니 인터넷을 없애자거나 모방범죄 때문에 게임을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