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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의 기록/IT 제품 리뷰

K640T Slim 키보드 적축

by Cyprus 2021. 10. 10.

87키의 표준 배열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오래전부터 찾고 있었다. 그러니까 한 때 유행하던 아이락스 키보드처럼 얇고 가벼운 키감이지만 오른쪽에 숫자키(텐키)가 달리지 않은 모양으로. 그리고 애플 매직키보드처럼 커서키를 반토막내고 Home/End/PgUp/PgDn을 없애놓지 않은 키보드로.

 

이렇게 87키에 펜타그래프 키감을 가진 키보드가 왜 그리도 없는 건지 알 수 없다. 키워드로 Pentagraph, Scissors Keyboard, Low profile 이런 것들을 넣어가면서 네이버 구글 아마존 알리까지 뒤져보는데, 그런 기계가 없다. 가끔 Reddit이나 Keyboard mania 같은 사이트에서 나같은 유저들의 푸념이 있을 뿐. 아무래도 87 Key Scissors + Standard 에는 외계의 기술이 들어가는 게 틀림없다는 정도의 농담들 뿐 ? 

 

그러니 오히려 최근에 나오는 기계식 Low Profile 에 눈길이 갔다. 다얼유나 키크론 등에서 초박형 기계식 키보드가 나오는 것은 알고 있었고, 다만 청축 뿐이라서(민폐도 민폐지만 고주파의 잘잘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도 불유쾌하다), 또는 좀 비싸서 막상 손은 안 가는 상태였다. 생각의 저변에는 얇다고 하지만 진짜로 펜타그래프처럼 얇지는 않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러다가 해커 키보드 K640T 라는 걸 우연히 쇼핑몰에서 봤고, 배송비 합쳐서 4만원 정도의 가격이면 뭐 혹시 원하는 것이 안 나오더라도 한 번 사서 시험해볼만한 가격이네... 라는 생각을 했다. 

 

사진은 없고 (검색하면 많이 나오고) 

 

주관적인 사용경험 몇 가지로 

 

첫째. 기계식 키보드 딱지 붙은 것 치고 정말 얇은 것 맞음. 애플키보드나 펜타그래프까지는 아니지만, 팜레스타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 키보드들과 비교하면 확실하게 얇음. 근데 팜레스트가 있어야 하나 없어야 하나는 조금 애매함. 그냥 없어도 된다고 하기에는 조금 서운한 느낌도 있고. 그렇다고 있어야 한다고 하기에도 그렇고. 그날그날 손목 컨디션 따라서 다를 것 같음. 

 

둘째. 두께 말고 크기도 조금 작음. 키 사이의 간격은 같은데, 펑션키와 숫자키 사이 간격이라든지, 커서키와 우시프트키 사이의 간격이라든지 하는 부분이 좁고. 상하좌우에 키보드 바깥의 노는 공간도 줄어있음. 의식하지 않고 보더라도 좀 작네? 라는 느낌이 들 정도. 

 

셋째. 키감은 그럭저럭 양호. 처음 구입해서 키만 눌렀을 때에는 적축의 서걱거림도 조금 있고 키 피치는 얇고 좀 이상하네? 근데 지금 이 글 쓰느라 길게 두들겨보니 별 의식하지 않고 쓸만하다. 사실 내가 이제 일반 키보드는 두드리면 손가락에 무좀과 염증이 생기는 희귀 질환이 생겼는데, 지금 이 키보드는 기계식과 정전식과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의 산술적 중간 지점 어딘가에 있는 듯 하지만 내 손가락에는 무좀도 염증도 생기지 않았으니 그냥저냥 쓸만한거다. 

 

(적축은 세게 두드리면 보강판을 탁탁 때리는 소리로 시끄러운 키보드인데 그런 느낌이 없어서 멤브레인 느낌을 이야기하게 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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