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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의 기록/주말농장의 기록

주말농장 (06/12)

by Cyprus 2021. 6. 13.

움.,.. 쓰던 거 다 날렸다 ㅠ 다시 쓴다 ㅠ 

 

루꼴라는 꽃이 무성하게 자랐고 잎은 확 줄었다. 작년에는 한두 포기 심어두고 관상하듯이 조심조심 꽃을 바라보며 몇 안 달리는 잎을 조심조심 땄더랬지. 잎 하나하나가 두껍고 쌉쌀하고 고소하다. 이 상태의 루꼴라는 상품 가치가 없는건지 시장에서 돈 주고 살 수 없다.

 

무성하게 사방으로 퍼지는 꽃을 보이는대로 쓱쓱 잘라냈다. 하도 사방팔방으로 드러눕고 난리를 치는 중이라 ㅠ 부추며 양상추, 대파 등 주변에 있는 풀들은 루꼴라에 치여서 제대로 못 자라고 있다. 하지만 별 수 없다. 루꼴라가 제일 맛있으니까... 

 

루꼴라 씨앗은 구하기 어렵지도 않고 비싸지도 않으니 씨앗 받으려 애쓸 필요는 없겠지 하다가, 그래도 재미로 한 번 받아볼까... 하는 중.  

ㅁ... 

 

 

모두가 루꼴라에 치이지만, 토마토와 샐러리만큼은 예외. 이제 토마토는 루꼴라를 압도하고 있다. 가지를 한참 쳐주었다. 샐러리는 압도라기보다 경합? 또는 각자도생? 루꼴라에 치이지 않고 저 크고 싶은 만큼 크는 중이다. 몇 줄기  수확을 해도 될 만큼 자라났다. 

 

 

 

생채라는 쌈채소는 조금 자라는 모습을 보니 더더욱 양상추와 상추의 중간쯤 된다. 맛도 그 중간쯤이다. 아삭아삭 씹히는 느낌은 좋다고 치는데, 향기가 특별히 없어서 내 입맛에 맞는 채소는 아니다. 

 

 

 

풀이 많다보니까 어제는 쑥갓은 본 기억이 안 난다.  -_- 마눌이 조금 따기는 땄다는데, 집에 와보니 딴 것도 없다. 이번 한 주는 잊혀진 풀인거로... 

 

 

 

깻잎은 색도 별로이고, 키도 잘 안 크고, 뻣뻣하고, 두껍고, 질기고, 향이 없고, .... 올해 깻잎은 그닥 맘에 안 든다. 

 

 

한 주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자라서 깜짝 놀란 것은 딜과 향채다. 아니, 향채(=고수)는 이 정도 자라는 모습을 지난 주에 한 번 봐서 크게 놀라지는 않았는데 사진으로 다시 보니까 다시 놀랍다 ;;; 그러니까 이게 대나무숲이 아니라 키가 자란 고수다. 꽃도 노랗고 이쁘게 피었다. 한 줄기는 허리 정도에서 다 잘라냈다. 키가 많이 안 자라는 편이 잎 채취에 좋지 않을까 해서. 나머지 두 줄기는 어떻게 되나 보려고 그대로 뒀다. 

 

 

그런데 딜이 고수만큼 자랐다. 풀이 자라는 소리가 들린다는 상투적인 표현이 있는데, 일주일 사이에 삼사십센티는 컸으니, 하루에 오륙센터 자랐다는 이야기다. 정말 이 정도 성장이면 소리가 들릴 것 같다. 반면에 키가 크면서 먹을 잎이 조금 덜 달리는 느낌이기는 하다. 키크는 기세를 보니 지주대를 세워줘야 할 느낌도 있다. 

 

 

올해 심은 풀 중 가장 감이 안 잡히는 것이 방아다. 꽃은 보라색으로 이쁘게 폈는데... 이 풀은 생으로 먹으면 맛이 없고 (맛 없는 단맛이 나고 즙이 많은 편이다) 보통 추어탕에 넣어먹는다는데 집에서 방아 소비하려고 추어탕을 끓일 수도 없고;;; 부산권에서 아구찜 같은 고추장 양념에 넣어먹는 건 봤는데, 우리집이 그런 고추장 양념을 많이 먹는 편도 아니라서. 

 

그래서 한 줄기를 뽑아내버렸는데, 그 한 줄기를 뽑는게 정말 임꺽정이 나무 뽑듯이 똥싸는 소리를 내며 두 손으로 잡아당겨서 간신히 뽑았다. 내 허리도 안 되는 풀인데 뿌리에 달린 흙은 어린애 머리통만큼이었다. 더 놀랜 것은 그 옆에 있는 다른 풀의 뿌리였다. 오레가노 아니면 박하의 뿌리였을거다. 방아는 테란처럼 자기 진지를 구축하고 박하는 저그처럼 온 바닥을 기어다니며 미친듯이 확장하는 중이라, 올 여름의 우주전쟁이 기대된다 ;;; 

 

 

 

이번 한 주의 성장이 제일 놀라운 것이 바질이다. 지난주까지 바질은 병약 중년처럼 비실거렸고 색깔도 좀 누런 빛이 돌아서, 올 여름 바질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갑자기 파릇파릇 발기찬 청년이 되었다. 제노비스 바질은 잎이 길쭉길쭉하면서 넙적해져서 꽤 흐뭇하게 수확을 해왔고, 레몬바질도 이제 제법 줄기에 힘이 생겨서 올라오고 있다. 시암퀸 바질도 맛 볼 만큼은 수확을 해왔다. 기대했던 시암퀸 바질은 쓴 맛과 동남아 향이 같이 나서 대중적인 맛은 아니었고, 반면 레몬바질은 상큼한 맛이 인상적이라 누구든지 맛있게 먹을 듯 했다. 

 

바질과 보리지를 사이에 둔 자리의 고추는... 잘 자라지도 않는데다가, 딱 요기에만 벌레가 잔뜩 모여있다. 예쁘고 건강한 아가씨들 사이에 개저씨 세 명이 있고 그 주변에 만화적인 표현의 실사 느낌으로 똥파리가 윙윙거린다 ;; 

 

잎이 길쭉하고 크면서 광택이 나는 것이 제노비스 바질. 스위트바질과 비슷한 맛이다. 

 

잎이 살짝 둥글고 가지가 얇으며 잎색이 옅으면서 많이 달린 것이 레몬 바질. 그리고 잎이 찌를 듯이 뾰족뾰족하고 각이 잡힌 것이 시암퀸 바질. 시암퀸 바질이 홀리 바질이라고도 한단다. 레몬바질은 누가 먹어도 상큼하다고 할, 새콤하면서도 부드러운 향이다. 시암퀸 바질은 동남아 향이 제법 강한 편이고 쓴맛이 좀 있어서, 대중적으로는 호오가 갈릴 맛이다. 

 

 

 

지난 주에 보리지 키가 안 커서 이상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보리지가 갑자기 쑥 크면서 꽃도 매달렸다. 김냉면 어린이가 꽃이 이쁘다고 좋아했다 (그러나 약 3분 후 차로 돌아가서 게임함 -0) 

 

 

 

완두콩은 이번주면 본격 수확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직 알이 덜 여물었다. 두어 움큼 수확은 했지만 다음주쯤 되어야 왕창 따올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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