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04/17)

4월 중순이 됐다. 집에서 키우던 향채, 방아, 딜 등의 모종을 4월 날씨에 심어도 될까? 안될까? 국내 수십 개의 자료를 검색하고, 텃밭 책도 몇 번을 샅샅히 읽었지만 4월 날씨에 이 풀들이 추위를 얼마나 견딜지, 잘 살지 어떨지를 알려주는 책이 없었다. 

 

영어로 검색하면 된다는 생각을 어제야 했다. 이런 계량적인 정보들은 역시 영어로 검색해야 잘 나온다. 대충 검색어는 작물의 영어 이름에  temperature cold tolerance 이런 말을 붙이면 되고 

 

- 향채 (코리앤더) : 주로 동남아에서 많이 먹게되는 허브라 추위에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잘 자라는 건 화씨 50~85도. 화씨 10도 (=영하 12도)까지 견딘다. 화씨85도 (=섭씨30도)가 넘으면 성장이 멈춘다. 우리나라 책들에서는 주로 비를 싫어하기 때문에 장마철에 녹는다고 표현되어 있다. 물도 싫어하고 더위도 싫어하니 우리나라 여름을 못 견디나보다. 

agrilifeextension.tamu.edu/library/gardening/cilantro/

 

- 딜 : 연약하게 생겼지만 역시 추위에 강하다. 화씨 25도 (=영하 3~4도)까지 견딘다고 한다. 유다경의 텃밭 가이드에는 옮겨심기를 매우 싫어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www.thespruce.com/dill-tips-for-growing-and-using-1402606

All About Growing and Using Delicious Dill

 

- 오레가노 : 다년생이라 밖에서 겨울을 나려면 보호가 필요하다고 한다. 에 그러니까 겨울을 밖에서 날만큼 강인한 풀이긴 하다. 그런데 화씨 45도(=약 7도)가 넘을 때 옮겨심으라는 기재가 있다. 새벽에 5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씨라 좀 애매하지만... 그래도 겨울에 강한 풀인 듯 하다. 

 

www.thespruce.com/growing-oregano-plants-1402818

How to Grow and Care for Oregano

 

 

 

그리그리해서... 집에서 키우던 오레가노, 고수, 딜 싹들 (2주~4주 자라서 제법 싹이 튼튼한 편)을 옮겨 심고 

거기다가 방아와 민트도 옮겨 심었고, 작년에 심었다가 겨울을 집에서 보낸 부추도 옮겨 심었다. 

상추, 쑥갓, 청겨자, 적겨자, 치커리, 생채, 대파, 이만큼은 텃밭농장 가게에서 몇 개씩 사서 심었다. 

 

 

 

 

 

왼쪽은 쌈야채들. 오른쪽에 지난주에 처음 싹을 뿌린 루꼴라가 너무 예쁘게 잘 올라오고 있다. 

 

 

 

사서 심은 모종들. 날이 추워서 물을 주면 얼어 죽는다는데... 그걸 물을 다 준 뒤에 들었다. 머 진짜 죽진 않겠지. 

 

 

 

지난 주에 하루 불려서 심었던 고수는 씨앗이 날 기미도 없다. 집에서 한 달 가까이 키웠던 고수들을 옮겨 심었다. 잘 크겠지? 

 

 

 

 

고수 오른쪽으로 딜과 오레가노, 맨 끝에는 방아. 딜은 색깔이 가까이서 보면 초록색이 아니라 '오색 찬란'하다 ;;; 옮겨심기를 싫어한대서 포트 채로 심었다. 

 

 

 

딜 -> 오레가노 -> 방아 -> 맨 오른쪽 끝의 좀 큰 풀은 화분으로 구입한 민트. 방아 / 민트 / 오레가노 모두 주변 밭에 피해를 줄 정도로 무성해진다는 괴수형 잡초들인데 올 여름 기대된다 ;; 

 

 

 

완두콩은 전주에 콩알을 심은 것들이 싹이 트지 않았고 (오열1) 전주에 옮겨심은 것들도 잘 자라지 못했으며(오열2) 지지대에 묶은 끈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팽팽해지는건지 알 수가 없다 (오열3) 

 

 

 

지지대 끈은 보면 볼수록 나의 중년같고 늘어져있고 심란하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