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7.09.16 SI : 제안서 비용과 펑션포인트 (2) by 삼천포
  2. 2007.08.27 월급에 퇴직금 포함 약정되었다고 해도 별도 퇴직금 받을 수 있다 by 삼천포
  3. 2007.08.24 SI업계 막장테크 방지를 위한 조언 (1) by 삼천포
  4. 2007.07.26 서버 포장이사 (1) by 삼천포
요즘은 웬만하면 펑션포인트(Function Point)가 대세다. 경력이 조금 있는 개발자라면 펑션포인트가 뭔지 안다. 펑션포인트란 기능점수다. 시스템에 필요한 기능 목록을 나열하고, 각 기능별 구축 난이도의 점수를 매기고, 그래서 결과값을 얻는다. 이 결과값은 구축 비용 산정에 직접적으로 이용한다.

해외에서 펑션포인트의 도입 배경은, 기존의 인력 소요 또는 코드라인수에 따른 비용산정 방식을 실제 구축물량 기준으로 대체하기 위해서이다.

SI 사업은 건축과 마찬가지로 연인원 또는 월인원 (소위 Man Month) 으로 계산해왔다. XX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총 250 맨몬스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한다. 250 MM 이란 월 25명씩 10개월, 또는 월 50명씩 5개월이 투입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목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또는 외국에서는 코드라인수로 계산했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의 문제점은 실제 목표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정확한 소요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투입인원 및 코드라인은 <투입량>이다. 하지만 비용은 <투입>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고 <산출>에 근거해야한다. 백명이 하든 천명이 하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품질의 제품을 인도하면 되는 프로젝트의 기본 개념에 맞지 않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투입 인력 기준이 아닌 물량 산정 방식이다. 펑션포이느는 정보시스템이 요구하는 기능, 연계 기능, 데이터베이스 등에 대해 검토해서 물량을 산정한다. 비용은 물량 기준으로 책정된다. 백명이 만들든 이백명이 만들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정된 물량만 산출이 되면 된다. 이러한 사상이 SI 쪽으로 적용되면 펑션포인트이고, SM 쪽으로 적용되면 SLA (서비스 레벨 어그리먼트)가 된다.

이와 같은 사상을 받아들여, 현재 공공기관 및 대형 금융 고객을 위시한 수많은 고객들이 펑션포인트 방식 및 SLA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진짜로 고객들은 펑션포인트를 도입했느냐? 도입되긴 개뿔. 프로젝트에 들어갔을 때, 기능점수를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고객이 가장 먼저 물어보는 말은 : 몇 MM이 투입되었습니까? 이다.

자, 이렇게 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펑션포인트의 실체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이것은 단순하게 기능을 대충 나열한 것이 아니다. 펑션포인트는 아키텍쳐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어플리케이션 아키텍쳐(Application Architecture, 이하 AA)이다. 구축하고자 하는 업무 아키텍쳐를 구조화하고 공통화하며 업무 절차를 소화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의 기능을 체계화한 것이 AA의 기능 트리이다. AA에서 가장 중요한 골격이다. AA의 기능트리를 구현 난이도에 따라 다시금 분류한 것이 펑션포인트이다.

기능트리 구축을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업무 분석이다. 고객의 업무 절차를 알아야 하고, 고객의 요구사항을 알아야 한다. 이 과정은 정보시스템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방향을 잡는 일이다. 시작에서 1cm가 어그러지면 종착역에서는 10m 가 어그러지기 때문이다. 업무 분석은 시스템 담당자 뿐만 아니라 현업의 지속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프로젝트의 단계가 <요구수집 --> 요구 분석 --> 설계 --> 개발 --> 테스트 --> 전환> 정도의 단계로 구분된다고 할 때, 제대로 된 펑션포인트가 나올 수 있는 단계는 최소한 요구수집과 요구분석이 끝난 단게이다. 업무 분석이 안 되면 요구분석이 될 수 없고, 요구분석이 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기능트리가 나오지 않는다. 제대로 된 기능트리 없이 펑션포인트를 구축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실제 외국의 사례를 예로 들겠다. 외국에서는 제안서 작성에도 돈을 낸다는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있다. 그런데 제안서 작성에 돈을 내는 이유는 막연히 제안 업체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서 그들이 허공에 삽질한 제안 비용을 보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당연하다. 노력에 대해 보상해주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통하지 않는다. 결과에 대한 보상이다.

그렇다. 제안서는 바로 요구수집과 요구분석의 결과이다. 고객과 인터뷰하고 요구사항을 수집하며 분석하고 사업 발주 담당자에게 확인을 받아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을 정확하게 형상화하고, 그러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상세한 자원과 일정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제안서이다.

미주권에서 소프트웨어 제안서는 PM과 치프 아키텍트(Chief Architect), 두 사람이 투입된다. PM은 인력 및 일정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리고 치프 아키텍트(우리나라에서는 그 직책 자체가 생소한 이름이다만)는 업무 요구사항 분석 결과를 통해 Function Point를 만든다. 두 사람의 밀접한 협업의 결과로 산출되는 것이 제안서이다. 제안서에는 만들어질 물량 및 기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산출된 비용이 명기된다. 이러한 제안이 받아들여져서 사업이 착수된 이후에는 변경관리에 들어간다. 아키텍트나 PM의 실수로 인해 프로젝트 투입 자원이 증가하는 경우, 투입업체에서 손해를 책임진다. 고객이 예전의 요구사항을 번복하는 경우에는 고객이 책임을 진다. 이것이 바로 서양인이 계약에 목숨을 거는 방식이다. 실제 사업수행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자면..... 한숨만 나온다. 우리나라 펑션포인트는 백프로 통박으로 만든다. 법적 구속력도 없고 계약으로서의 효력도 없다. 다만 정해진 예산에 대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만 사용되는 것이 펑션포인트이다. 펑션포인트에 항목 몇 개 넣고 빼서 주어진 액수에 맞춘다. 결국 펑션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수행업체 및 발주업체 (또는 기관)의 업무만 늘어난 셈이다. 당연하게도 펑션포인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고객의 개입은 없다. 그냥 손 닿는대로, 발 닿는대로 만든다. 고객에게 몇 마디 물어보면 해결될 문제인데, 규정상 (예를 들면 RFP 발송 이후 고객업체를 만날 수 없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수행업체는 추리소설을 쓴다. 물론 아무도 읽지 않는 추리소설이다.

그것은 펑션포인트에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더 본질적인 원인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해도 <을>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펑션포인트는 할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호간의 업무만 배가시킬 뿐이다. 언젠가 모 공공기관에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는데, 공무원이 이렇게 말했다.

"제안서는 제안서고, 일은 일 대로 해야될 것이 아니냐. 지금 우리한테 계약가지고 협박하는거냐."

그저 한숨만 나온다. 관련 체계가 법으로 명문화되면 좋겠다.

Posted by 삼천포
Tag SI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은 위법이며
이러한 약정은 퇴직금 지급 거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법에 까막눈이라서 제대로 이해를 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SI 업계에도 퇴직금을 월할로 나누어 지급하는 회사들은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는 말인 것 같군요.

대형 SI 회사 중에도 일부 회사는 퇴직금을 월할로 지급하고
심지어 그 퇴직금을 연봉 액수에 계상시켜서 연봉 액수를 높여놓는다고 들었는데
좋은 쪽으로 개선이 되어야겠군요.

뉴스클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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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미리 지급해도 효력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퇴직금을 매월 월급 속에 포함해 지급받기로 하는 근로자와 사용자간 약정은 무효이므로 퇴직시 근로자의 퇴직금 지급요구를 거절한 것은 고의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방의 한 병원 대표인 윤모씨는 과장으로 근무당시 2005년 1월 퇴직한 이모씨의 퇴직금 1천400여만원을 지급기일인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윤씨는 이씨와 임금 약정 당시 매달 받는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연봉제에 약정했고 이를 모두 지급했기 때문에 더 이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원심도 윤씨가 이씨에게 지급된 급여 속에 퇴직금이 중간 정산돼 있는 것으로 믿었다고 보이기 때문에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근로기준법은 임금ㆍ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는 `고의범'으로서 사용자가 지급의무가 있는데도 그 의무를 고의로 회피시 성립하지만 경영부진 등 불가피한 경우는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된 윤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 등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했다 해도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또 사용자가 `월급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금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이씨가 입사 당시 피고인과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한다는 연봉제에 관한 약정을 체결됐다고 볼 수 없고, 그 약정이 체결됐다 해도 효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관행상 연봉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퇴직금 지급요구를 거절한 것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상당한 이유'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taejong75@yna.co.kr

Posted by 삼천포
Tag SI
뉴스 클리핑입니다.
사실 좋은 글이라서 퍼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잘 없습니다.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업계 뒷이야기들은 까발려져야 하고,
그리고 널리널리 소문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퍼왔습니다.

국내 SI 업계는 외형적 성장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반기술을 가진 업체, 해외에서 통하는 실력을 갖춘 업체는 하나도 없습니다.
가트너의 Quadrant에 등재된 업체는 티맥스나 핸디소프트 정도인데
둘 다 중소기업입니다.
매출 규모가 조단위를 넘어서는 삼성 SDS, LG CNS 등의 대기업에서
해외에 팔 수 있는 제대로 된 솔루션 하나 없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습니다.

물론 SI 업체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EDS, Accenture 같은 해외 기업들도 솔루션으로 가트너에 등재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곳들은 SI 서비스로 가트너를 거의 장악했습니다. (CRM, ERP, 기타등등... 뭘 찾아도 다 나옵니다)
그런데 국내 SI들은 하나라도 나오느냐?
머 한두개 나오는데 내가 못 봤을 수는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저는 전산원에서 제시하는 몇몇 표준도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펑션포인트 (FP) 입니다.
이에 대한 글을 향후에 한 번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지디넷의 류한석님의 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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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zdnet.co.kr/itbiz/column/anchor/hsryu/0,39030308,39160320,00.htm

한국에서 소위 IT업계의 빅3라고 일컬어지는 삼성SDS, LG CNS, SK C&C는 IT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또한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이들 업체들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들 업체들은 근래에 들어 SI(시스템통합)기업이라는 용어보다는, IT서비스 기업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사실 한국에서는 SI라는 용어가 갖는 부정적인 느낌이 크다. 그리고 그러한 부정적인 느낌이 조성된 데에는 이들 업체들의 공헌이 크다.

IT는 일반적으로 네트워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네트워크와 하드웨어는 인프라스트럭처의 성격을 띠는데, 한국은 이 부분에 있어 이미 대내외적으로 선진국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에 소프트웨어는 그렇지 못하다.

생각해보자. 한국에서 삼성SDS, LG SNS, SK C&C와 같은 빅3가 존재하기 때문에 무너져가는 우리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그나마 유지를 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들 때문에 우리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인가? 이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하고 분석해봐야 할 이슈이다.

한국 IT산업에서 빅3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삼성SDS의 매출액이 1조 49억, 영업이익이 1,248억 원이고, LG CNS는 매출액 7,401억 원, 영업이익이 296억 원이고, SK C&C는 매출액 4,585억 원, 영업이익 322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정부에서는 IT 강국을 넘어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가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무엇을, 어떻게 하더라도, 당분간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 소프트웨어는 그 실체가 거의 SI 밖에는 없는 상태이고, 또한 그 구조조차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시장은 해외의 IT 선진국과는 상당히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 그나마 판매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 몇몇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제외하면 사실상 패키지나 솔루션 시장 자체가 전무한 형편이다. 패키지 시장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상황이고, 솔루션의 경우 말이 솔루션이지 ‘솔루션을 가장한 SI’가 아니던가? 기업 대상 솔루션의 경우 그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고, 그러다 보니 좋은 솔루션이 나오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있다.

그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이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소비자 대상의 시장은 일단 논외로 치고, 보다 대규모인 기업 대상의 시장을 생각해보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경쟁력이 없는 (대기업 계열) SI업체들이 비합리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혈액 순환이 되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대단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 또 모르겠으나, 많은 경우 브로커 역할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그룹 오너의 강력한 보호 아래 계열사들의 IT 지출을 모두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아무 역할을 하지 않거나 또는 낄 필요가 없는 프로젝트에 있어서도 그들은 언제나 주계약자이다. 그런 상황에서 파트너업체라는 명목 하에, 협력업체들은 하청에 하청을 거듭하는 ‘갑을병정의 죽음의 순환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단지 먹고 살기 위하여 SI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대기업 계열 SI업체들은 파트너(협력) 업체들을 종처럼 부리고 있다.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참여를 시켜주겠다는 미끼로 업체들을 동원하여 제안서를 작성하고, 오랜 작업을 했더라도 수주를 못했을 경우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접대를 요구하고, 솔루션 가격을 턱없이 후려치고, 지체보상금을 전가하고, 프로젝트에 참여시킬 경우에는 협력업체들이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비용만을 지불한다.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해왔기에 협력업체들이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비용을 산출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그것이 영업이익의 비밀이다. 물론 간혹 잘못 산출한 나머지, 굶어 죽는 협력업체들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열악한 현실 때문에, SI 프로젝트에 투입된 개발자들은 스스로를 막장 인생이라고 표현한다. 고객의 등쌀에, 주계약자인 SI업체의 등쌀에 밀려, 매일매일 야근을 밥 먹듯 하며 제대로 된 대우도 받지 못하면서 건강만 망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업계를 떠나는 사람이 많은 상황이며, 더군다나 이런 풍토가 사회에 많이 알려져서 신규 인력의 유입 또한 잘 안되고 있는 형편이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최근 인건비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으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대기업 계열 SI업체가 산업에 미치는 문제점을 정리해보자.

첫째, 대형 SI업체들은 협력업체들이 일한 대가를 올바르게 지불하지 않고 있다. 제안서 작성, 솔루션 공급, 개발 업무에 대해 레퍼런스나 이후의 계약을 명목 삼아 턱없는 저가격을 요구하거나 심지어는 무료 봉사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SI 시장 밖에 없는 현실에서 협력업체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계약을 할 수 밖에 없다. 어렵게 만든 솔루션에 대해 제대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생존조차 힘든 환경에서 직원들을 혹사시키는 현실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킨다.

둘째, 대형 SI업체들이 ‘관계사 퍼주기’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주계약자로서 컨설팅, 프로젝트 관리를 담당한다는 명목 하에 상당한 인건비를 지불 받고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 고객이나 협력업체 직원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직원을 배정한 후 놀리면서도 비용은 꼬박 지불 받는다. 필자가 경험한 모대기업의 프로젝트를 보면, 인건비 산정 시 관계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실제로는 별다른 업무 차이가 없음에는 협력업체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장경제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관계사 퍼주기를 통해 이익이 부족한 SI업체를 지원하는 것인데, 어차피 그룹 내에서 돈이 순환하는 것이고, 결국 그룹 전체의 매출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다.

셋째, 이와 같은 결과로서 결국 IT산업 전체의 생태계가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별다른 경쟁력이 없는 SI업체가 브랜드와 규모를 통해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자사의 마진을 먼저 뗀 다음에 협력업체들에게 하청을 주고, 그런 저가격 수주 풍토 속에서 솔루션과 전문 인력의 가치를 평가 받지 못하고, 프로젝트의 부실과 손실이 협력업체에게 전가되는 상황에서 오로지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은 대형 SI업체들뿐이다.

한국의 거의 모든 그룹사들은 IT를 담당하는 계열사를 갖고 있다. 빅3 외에도 CJ시스템즈, 신세계I&C, 한진정보통신, 동양시스템즈, 농심데이터시스템 등 많은 업체들이 있다.

그룹사들이 이런 IT업체들이 만들어서 소유하고 있는 이유는 명백하다. 어차피 여러 계열사들에서 지속적인 IT 지출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그것을 다른 기업에게 넘기기 보다는 계열 IT업체를 만들어 몰아주기를 하면 해당 업체의 먹거리도 충분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룹 전체의 매출액을 높이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룹사들은 계열 IT업체를 다른 목적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 계열 IT업체들은 대개 비상장인데, 경영권 승계용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S&C는 지분 헐값 매각에 의해 경영권 승계에 이용되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고, 삼성그룹의 삼성 SDS, SK그룹의 SK C&C,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오토에버시스템즈 등이 경영권 승계에 이용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면에서 볼 때 지극히 한국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이들 대형 SI업체들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서,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부문 정보화 사업에서 소프트웨어를 분리 발주하는 소프트웨어분리발주제도의 시행을 개시하였다. 아직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일 뿐이지만 이 제도의 발전을 기대를 해본다. 또한 대기업 참여하한금액 상향조정, 소프트웨어사업 이율율 상향조정도 계속 이루어질 전망이다. 제도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필자는 좀 더 강력한 방법을 제안하는 바이다. 대기업의 언론사와 금융기관 소유를 제한하는 것처럼, 대기업의 SI업체 소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제한이 시장경제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 IT산업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필자의 주장은 해당 SI업체들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이 그 지분의 일부만 소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방송법처럼 지분의 30%를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검토해보아야 한다.

이것은 급진적이어서 실현 불가능한 일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여전히 소프트웨어 선진국은 되지 못할 것이다. 현재처럼 대기업 계열 SI업체들이 특별한 경쟁력이 없는 상태에서 매출액을 독점하고 협력업체의 솔루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협력업체들을 하대하는 구조 하에서 산업 발전이 불가능함은 이미 현재의 결과로서 증명된 것이 아닐까?

여러 제도의 보완을 통해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숨 쉴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소프트웨어분리발주제도, 대기업 참여하한금액 상향조정, 소프트웨어사업 이율율 상향조정 등 모두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제도들이다. 하지만 약하다. 그것은 아무리 강제한다고 하더라도 공공부문에만 해당되는 사항이기에 실효성의 한계가 있다.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는 좀 더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SI업체를 소유할 수 없어야 한다. 소유할 수 있는 지분을 제한하여야 한다. 그래서 해당 SI업체들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에 참여하고, 중소업체들과 올바른 생태계를 형성하고, 한국의 전체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대형 SI업체에 대한 쏠림현상, 솔루션 후려치기, 관계사 퍼주기, 갑을병정식의 하청 구조로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어쩌면 필자의 주장은 급진적일 수 있다. 한국에서 빅3를 비롯한 대기업 계열 SI업체들의 존재 가치와 그로 인한 문제점이 다시 한번 신랄하게 검토될 수 있다면, 필자의 주장이 틀렸다는 결론이 나도 좋다. 어떤 혁신적인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점점 더 산송장이 되어갈 것이다. 이것이 25년 동안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지켜보면서 필자가 내린 결론이다.

눈을 크게 뜨고 보라. 사람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필자는 강력한 변화를 지지한다. @
Posted by 삼천포
서버 포장이사라는 글귀를 어디선가 보고서 떠오른 추억.

서버의 이사는 개인용 컴퓨터의 이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대작업이다. 사실 개인용 컴퓨터 이사도 작은 일은 아니다. 건물 안에서 이사 자주 다녀본 분들은 동의할 것이다.

케이블을 전부 뽑아야 하고, 그 무거운 덩어리들을 하나하나 들고 날라야 한다. 무겁기는 하지만 힘 쫌 쓰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옮겨진 컴퓨터를 셋팅하는 것이 또 작은 일이 아니다. 랜선도 뽑아야 하고 전원도 뽑아야 한다. 옮겨진 자리에는 전원이 모자라서 고생하기도 한다. 간신히 다 꽂고나면 이번에는 컴터 케이블을 이어야 하는데, 키보드 케이블과 마우스 케이블을 헷갈리는 류의 쑈를 한두번 하고 나면 이번에는 IP가 바뀌어서 새로 잡아야 하고... 프린터가 바뀌어서 또 새로 잡고... 등등.

서버를 이사하려면 위에 나와있는 그 모든 일을 다 해야한다. 물론 서버는 민감한 기계이므로, 항온항습기 설치, 공기청정기 설치, UPS(전원유지기) 설치 등등의 대공사들도 해야하지만 그런 건 생략하고라도. 서버가 죽어있을 시간동안 업무 백업, 사용자에게 공지...

그런데 서버를 실어나르는 것도 여간한 일이 아니다. 과거에 내가 일했던 L모사에서 발생했던 사례.

1. 대기업 L사는 몇년전 전산실 이전을 했다. 회사에는 대형 유닉스 시스템과 메인프레임이 있었는데, 먼저 유닉스 시스템의 이전. 꼼꼼하고 정확한 체크를 통해 새 전산실의 준비를 마치고, IP 변환, 재부팅 등의 시나리오도 완벽하게 준비했다. 그런 다음 서버를 트럭에 싣고 새 건물에 도착해서 하차시키다가.... 서버가 굴러떨어졌다. 포장이사 냉장고도 안 굴러떨어지는데 용케 서버를 굴러떨어뜨리는 거 보면... 참 IT 업계에는 마가 많이 끼어있는 것 같다. -_; 당시 가격 5억원에 달하는 IBM AIX 시스템은 몇일간의 정밀진단 결과 다행히 별 탈 없이 돌아갔었다는. (IBM 노트북은 밟아도 안 깨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서버도 마찬가지인 모양 -_)

2. 약 보름 뒤, L사는 이사팀에게 강력하게 주의할 것을 요청한 뒤, 회사의 기간계인 메인프레임 시스템 이사에 착수했다. 이사팀도 지은 죄가 있는지라 꽤 고위직까지 나와서 직접 작업을 진두지휘하는데... 메인프레임의 전원을 차단하고 화물용 엘리베이터에 밀어넣는데... 메인프레임이 엘리베이터에 안 들어갔다. 그렇다고 백억원짜리 기계를 피아노처럼 끈에 묶어서 30층 아래로 내려보낼 수도 없고... 결국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을 불러서, 기계를 산산히 분해한 뒤에 전산실에서 다시 조립했다. (기계 한 번 뜯었다가 도로 조립하는데 순조로웠을 리가 없다. 엔지니어들이 하루종일 천당과 지옥을 유람했었다는 후문.)


전산실 이전은 장난이 아니다. 모 통신회사는 전산실을 서울 북쪽 소도시에서 서울 남쪽 소도시로 이전했는데, 전산실 이전 프로젝트에 약 100억원을 썼다고 한다.

Posted by 삼천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