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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의 기록/여행 기록

다카마쓰 여행 기록 - 1

by Cyprus 2023. 8. 12.

다카마쓰의 위치는 시코쿠섬 북동쪽. 

 

네이버에서 검색할 때의 8월 날씨는 27도. 구글에서 검색하거나 현실에서 느끼는 날씨는 37도... 

 

▼ 공항에 내렸다.. 사누키 우동으로 밀고 나가는 카가와현. 로고부터 우동이다. 고추장의 본고장 순창 급이다. 

 

 

 

▼ 공항에서 약 30~40분 왔다. 낮기온 37도. 오후에 햇빛 아래서 돌아다니긴 힘들 것 같다. 천장을 만들어둔 상점가는 그럭저럭 다닐만 하다. 큐슈의 여름 같지 않게 습하지 않고 쾌적한 편이다. 라오스에서 경험했던 날씨와 비슷한 느낌이다.  

 

▼ 껍질은 소나무 같은데 잎은 활엽수 같은 저 나무가 뭘까요? (몰라서 물어봄) 

 

 

카가와현이니까 첫 끼는 우동. 사누키멘교 효고마치 본점. 구글맵 다카마쓰 중심가에서 우동이라고 검색하면 발에 채일 정도로 우동집이 나타난다. 평점 뭐 이런 거 별로 볼 것도 없고, 적당히 대충 들어갔다.  

 

키츠네 우동(소)와 닭튀김. 김냉면이 시킴. 생각한 그대로의 맛이라며 좋아하는 ... 이라기보다는 경험치가 올랐다는 표정을 짓는다. 맛보니, 면은 적당히 탱글거리고, 국물은 가쓰오가 아닌 멸치육수라 신기하고, 유부는 여우가 피식 웃을 정도로 달다. 튀김이 괜찮아 보였는데 김냉면은 별로라고 했다. 가게의 퀄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입에 안 맞는 거려니 한다.  

 

 

 

▼토로타마 우동. 미끌거리는 마+오크라+날계란 조합. 노른자만 넣어야 하나 흰자도 넣을까 고민하던 계란은 의외로 날계란이 아니라, 25%쯤 익은 반의 반숙. 온천계란 정도 상태. 두꺼운 면이 찬 육수에 들어가니 쫄깃하믈 넘어서 이빨이 아프도록 단단한 면발. 

 

 

 

 

▼ 치쿠와 어묵을 길게 반 잘라 파래섞인 튀김옷으로 튀겼다. 맛있었는데 김냉면은 취향에 안 맞다고 했다. 

 

 

▼ 나중에 상점가를 다니다보니 육수용 멸치를 팔고 있다. 니보시 육수를 개성있게 여긴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래도 일본은 당연히 가다랑어인 줄 알았는데 신기함 

 

▼ 밥먹고 상점가의 갓챠 가게 

 

▼ 이젠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 옛날식 서점 

 

 

▼고토덴... 이라고 부르는 고토하라 철도. 옛날 비둘기호 갬성이다. 

 

 

▼ 숙소는 오타역 인근 주택가의 메종 어쩌고 하는 아파트. 원래 거주용 공간이던 것을 개조한 에어비앤비 삘의 숙박업 공간인 듯 한데. 진짜 주택가다.  

 

▼ 숙소는 20평 정도 되는 느낌이다. 정사각형을 반으로 쪼개서 왼쪽은 순서대로 - 현관/화장실/주방/식당/거실, 오른쪽은 방 두 개(사이에 샤워실)이 차곡차곡 들어있는 단순하고 마음 편한 설계다. 일본집 답게 창문이 크고 바깥에 작은 베란다가 있다. 우리나라 집들은 건물이 정사각형인데 왜 속이 이렇게 복잡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새벽 네 시에 일어나 바다를 건너온 후유증으로 한두시간 뻗어있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오려는데... 진정한 주택가라 주변 가까운 곳에 식당이 없다... 관광객용 근사한 식당은 더더욱 없다.

 

구글맵 기준으로 도보 15분 거리에 식당은 세네 개. 어린이를 데리고 더 멀리 갈 자신은 없다. 하지만 아시아권에서는 구글맵이 모든 가게를 표현하지 못하잖아? 라고 생각하며 동네 시찰을 다녀보니 구글맵이 하나도 틀림없이 다 맞다 -_-

 

고층건물이 적고 변화가 느리고 한산한 일본 소도시는 북미와 비슷하게 구글맵이 정확한 것이다. 결국 그 세네 개의 식당 중에 현지인들의 별점이 가장 높은, 꼭 예약을 하고 가라고 겁을 주는 이자카야에 들어갔다. 

 

▼ 대충 이런 느낌이고 카운터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첫 번째 메뉴는 히야얏코. 김냉면 때문에 파를 빼고 시켰다. 

 

 두 번째 메뉴는 닭꼬치. 연골 츠쿠네 소금맛과 일반 닭꼬치 타래맛. 양배추는 실수로 얹은 느낌으로 추가. 츠쿠네가 동그란 완자가 아닌, 사떼처럼 길쭉하게 만들어 붙인게 특이.    

 

음 교자 가게였는데 이제보니 교자사진은 안 찍었네. 직원이 추천한 연근 교자와, 리뷰에 추천이 많은 연골 교자를 시켰다. 발음이 비슷해 헷갈려서 애먹었다. 연근교자는 생강맛이 아주 강했고 연골 교자는 그냥저냥이었다. 

 

▼ 그래도 소룡포 사진은 찍었음.  

 

 

▼ 한류가 국뽕이 아닌 게 편의점이든 어디든 한국식품 코너가 있다. 예전에도 히트작인 신라면 불닭볶음면 정도만 있었지만 이젠 비비고 곰탕 육개장 햇반 쫄병스낵 머 벼라별 물건들이 다 있다. 챠미스루 하지메루 데쓰까? 

 

 

처음 먹어본 닭간 회. (아랫쪽 빨간건 똥집처럼 생겼지만 염통이라고.) 일본어로 토리 레바라고 주문을 해보니, 주인장이 미국인은 절대 못 알아들을 영어발음으로 "후레쉬 치킨 레바" 라고 재확인을 한다 ㅋ 

 

계란도 그렇고 닭도 그렇고 일본은 어떻게 키우길래 이렇게 신선 유통이 가능할까. 닭간은 예상과 전혀 다른 맛. 아니, 별로 예상이 안 됐었는데, 호르륵과 사르륵의 중간쯤 되는 맛이 났다. 999년 묵은 여우가 착한 돌쇠서방님을 놔두고 자꾸 닭장을 기웃거린 이유를 알 만 하다. 근데 내 입에 맞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ㅋ 

 

 

 

▼ 메가하이볼 (1리터인듯?) 많이먹기 대회 역대 수상자들로... 14개가 1위다. 아니 14리터가 말이 되나.... 

 

▼ 그날밤을 잘 자고 다음날 아침.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아니고 (정말 멋대가리 없는 3층 아파트임) 숙소 인근의 주택가 풍경이다. 몇십년은 지났을 것 같은데 벽돌이나 지붕 같은 곳들이 낡았지만 단정한 모습이 인상적인 동시에, 어떻게 가능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 

 

 

▼ 아침식사는 오타역 인근 동네맛집이라는 우동집. 관광목적지가 아닌 완전 주택가라, 여기에 줄 서는 사람들은 모두 일본 현지인들이다. 차까지 몰고 와서 일부러 먹는 사람도 있었다.  

 

오늘은 따뜻한 붓카케우동과 아지후라이. 우리나라에선 붓카케우동은 당연히 차가운 우동, 카케우동은 당연히 따뜻한 것으로 되어있는데, 시켜먹어보니 붓카케든 카케든 뜨거운거? 차가운거? 하고 물어본다. 아지후라이는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김세봉은 차가운 붓카케에 하얀 어묵 하나. 우리나라 어묵은 모양이 어떻든 맛이 똑같지만, 일본 어묵은 갈아넣은 야채가 덩어리로 씹혀 맛이든 향이든 다 다르더라. (그래서 애들 입맛엔 별로인 듯 ㅋ)  

 

 

▼ 밥먹고 기차타는 길, 역에 붙은 표지판. 가운데 공고가 뭔지 한참 들여다봤다. 설마 했는데 진짜 만화영화 극장 개봉 광고인 것 같다. 아니 저거 국내에서는 30년 전에 사라진 것 아니던가... 

 

 

▼ 고궁이 있다는 고토히라. 기차를 타고 오타에서부터 약 40분. 기차 요금이 편도 만원 정도 될텐데, 1일권을 끊는 편이 훨씬 유리. 

 

 

▼ 우동만들기 학교에 왔다. 외국인이 많을 줄 알았으나 의외로 우리를 제외한 모두가 일본인이었다. 강의(...)는 일본어로 진행됐고, 파파고 번역기는 짧은 대화가 아닌 긴 강의에는 전혀 쓸모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물론 몸으로 하는 거라 일본어 몰라도 큰 무리는 없다. 

 

 

▼ 계산하기 매우 헷갈리는데 -_- 

여름 : 밀가루 250g 물 95g 소금 10g

겨울 : 밀가루 250g 물 108g 소금 7g 

 

 

실제 만드는 제법은 어렸을 때 할머니가 칼국수 만들어주시던 것과 똑같다. 대충 반죽 뭉쳐서 발로 밟다가 잠시 숙성시킨 뒤 밀대로 밀어서 칼로 썰기. 할머니가 해주던 맛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호박과 감자를 썰어넣고 멸치육수에 제 물로 푹 끓여서, 그냥 텁텁하고 구수한 한국식 칼국수였을 거다. 

 

 

▼ 보기엔 먹음직스러워보이지만... 우리가 만든 우동이 맛있을 리가 없다. 아침 점심 두 끼를 연달아, 그것도 점심에는 맛없는 자가제작 우동을 먹은 뒤로는 더 이상 우동을 원하지 않던 김세봉. 

 

▼카가와현에서 파는 기념품. 뇌가 우동사리다... 

 

 

▼ 쉬엄쉬엄 신궁까지 올라가고자 했으나 덥다며 200계단에서 포기. 200계단 근처에 있던 아무 카페나 들어갔다. 디럽게 비싼 곳이었는데 일본식 녹차 아포가토라는 게 있었다. 바닐라아이스크림, 녹차아이스크림, 팥, 찰떡에다 진하게 우린 말차를 부어먹는데 꽤 먹을만 했다. 

 

▼ 신사 입구에 있는 선박박물관. 거북선 모형이 있어서 깜놀했다. 좀 머리가 크긴 하지만... 

 

 

▼ 고토하라 상점가에 술 박물관도 있었는데 더워서 구경을 잘 하진 못했고 입구의 커다란 나무가 인상적이었다. 보호수 사이즈인데..  

 

 

오후 시간을 떼우기 위해서 목욕탕을 찾았다. 현지 상점주인 몇 사람에게 "료칸 말고 목욕만 할 수 있는 곳"을 물어봤는데 다들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구글지도 리뷰에서 보니 목욕만 된다는 곳이 있을 것 같아, 몇 곳을 물어보니 가능한 곳이 있었다. 상쾌하게 목욕을 하고, 다시 저녁을 먹기 위해 도심으로 향하는데... 

 

 

▼ 전철에 유카타 차림의 언니들이 계속 탄다. 혹시 해서 옆자리에 앉은 중고생쯤 되는 언니한테 물어봤더니 오늘이 마츠리라고 한다. 

 

▼ 일단 저녁을 스시로 먹고...  캐쥬얼한 스시 메뉴는 대략 2,000~3,000엔 정도. 장어에 우니까지 포함된 셋트다. 

 

▼ 근데 차왕무시는 따로 계산. 500엔 정도 했던 것 같다. 

 

어 내 폰카가 배경도 날려주네? 

 

▼ 생선구이도 하나 시켰다. 구이는 비싼 편  (1,800엔)인데, 무슨 생선인지 물어보니 두어 개를 꺼내서 보여준다. 흰살로 구워달라고 한 뒤 검색해보니 농어였다. 스테이크 만한 게 하나 나와서 맛있게 먹었다. 

 

▼  고등어초스시와 계란스시 단품 하나씩  . 계란도 스시로 한 번, 마끼로 한 번. 초생강이 부드럽고 맵지 않아 맛있었다. 

 

▼ 카운터 옆쪽 

 

▼ 저녁 먹은 뒤 마츠리가 진행된다는 중앙공원 쪽으로 가봤다. 밤기온도 30도는 되었고 김세봉이 덥고 사람많아 싫타를 무한 반복했기 때문에, 행사장의 30% 지점 정도까지를 가볍게 돌아본 정도였다. 사람이 정말 많았고... 아무리 유카타가 냉장고바지 같은 재질로 만들었더라도 더울텐데... 싶었다. 애들 말고는 반바지 입은 사람도 없다. 

 

일본 애니나 청춘 드라마에서 항상 축제 풍경이 나오는데, 금붕어를 뜨거나 다코야키를 사고 (현실에서는 대기 20분 소요 ㅠ)  불꽃놀이가 보이는 한적한 곳에 올라가서 (그런 곳이 과연 존재할까...)  나 사실은 너를 좋ㅇ...펑펑펑펑 뭐라고? 폭죽 소리 때문에 잘 안 들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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