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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의 기록/보고 듣고 읽은 감상

독서일기 - 2023년

by Cyprus 2023. 4. 29.

[개인적인 감상임. 독서일기]  

 

*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 (2023/1/1, 리디) 

재벌집 막내아들의 작가 산경의 웹소설 작가에 대한 이야기. 여러모로 인상깊고 훌륭하다.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지는 않기에 이 글에 적혀있는 여러 팁들의 상당수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인상깊었던 것, 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보자면... 

-. 단문/줄바꿈 자주 할 필요 없다. 가독성 있는 좋은 문장이면 된다  -> (하지만 난 좀 자주 바꿔야 할 듯 -_- ) 
 
-. 설명 대신 대사로 스토리를 진전시켜라 -> (이건 내게 참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함.) 
 
-. 무조건 완결시키고 무조건 유료연재를 해라 -> (완결까지는 알고 있었지만 유료연재를 무조건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 모든 플랫폼에 다 연재해라 -> (어느 플랫폼이 좋을까 고민해본 적이 있다. 이렇게 간단한 대답이 있다니 ㅋㅋ) 
-. 댓글 신경쓰지 마라. 대댓글 달아주지 마라. 
-. 돈을 벌기 위해 써라. 조회수만 열심히 봐라 
-. 구작에서 돈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 때가 바로 겸업작가에서 전업작가로 전환할 수 있는 시점 
이외에 본인의 경험을 담백하게 서술해서, 웹소설 작가로서의 삶에 도움을 주는 팁들이 꽤 많이 있었다. 특히나 좋은 글을 만드는 목적을 명백하게 조회수에 맞춰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2023/1, 밀리) 

스칸디나비아의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덴마크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흔히 복지천국으로 알려진 이 나라들에 대해, 뻔하지 않은 이야기들. 

-  일단 덴마크가 스칸디나비아와 같이 북유럽에 포함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 얀테의 법칙 :  1.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2.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3.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4. 당신이 남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5. 당신이 남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6. 당신이 남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7.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8. 남들을 비웃지 마라, 9. 누구도 당신에게 관심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10. 당신이 남들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 얀테의 법칙은 악셀 닐센 (필명 악셀 산데모세)이라는 인생이 파란만장한 작가의 소설 속에 등장했는데, 이 법칙이 소설 속에서 묘사된 뉘앙스는 긍정이 아니라 신랄한 부정과 비꼼에 가까웠다. 얀테라는 소도시의 사람들이 지키는 규칙이라고 하는데, 그 법칙에 의해 숨이 막히는 상황이 묘사되었다는 것 같다. 

- 핀란드식 무뚝뚝함, 핀란드식 침묵, 핀란드의 자기 파괴식 음주에 대한 묘사가 재밌었다. 

- 핀란드의 전국민 연봉 공개, 전국민 재산 공개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정부차원에서 전국민의 세금과 소득과 재산을 모두 다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한다. 마치 전화번호부처럼. 흔히 국내에서는 투명성의 측면에서 부러운 제도라고 묘사될 때가 있지만, 정말 그런 문제인지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복지천국으로 단편적으로 인용되는 일이 많은 북유럽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다 

 

 

* 미스손탁 (2023/1, 밀리)

약간의 추리가 결합된 청소년용 역사소설. 쉽게 읽히도록 쉽게 쓰는 점이 부럽다. 청소년용이지만 약간 유치한 부분 그러려니 하고 읽으면 성인용으로도 괜찮다. 

 

* 신석기 마스터 (2021/1, 밀리) 

웹소설. 신석기라고 했지만 정확히 신석기는 아니고, 정확히 알 수 없는 원시의 어느 시대로 돌아간 주인공이 조금씩 능력을 얻어가며 성장하는 이야기. 진행이 빠른 편은 아니고, 어딘지 모르게 주인공의 정서라든지 소재가 다르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 뒷표지에 보니 중국쪽의 치덴? 이라는 사이트에서 연재되는 글을 한글 번역한 작품인 듯 하다. 몇 권 읽다가 하차. 

 

*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2021/1, 밀리) 

영화감상할 줄도 모르는 젊은 것들이라니... 쯧쯧쯧... 의 논조가 불편했지만, 요즘 애들이 왜 영상을 빨리 감기로 보는지를 여러 층위에서 잘 분석하고 있다. 거실의 텔레비전 대신 개인용 단말기의 등장, 시간 효율성의 강박,  집단과 어울리기 위해... 동의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성의있고 열심히 분석한 느낌이 있다. 한편 빨리 감기로 영화를 보면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다는 류의 꼰대논조는 동의할 수 없고... 

 

 

* 헤이세이사 (2023/4/20)

일본의 1989~2019년 사이의 현대사 책인데, 일본의 시사 상식이 많지 않아 재밌게 읽을 수는 없었다. (결국 읽다 말았음)  다만 일본의 현대사에서 "헤이세이 시대"라는게 어떤 느낌인지 조금 감을 잡았다. 세계대전, 핵 피폭, 도쿄올림픽,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쇼와 시대가 저물고 찾아온 것이 헤이세이 시대. 쇼와시대의 다사다난함과 다르게, 저성장이라고 하지만 굴곡없이 평화로운 삶 속에서 문화산업이 떠오르고 다원성이 피어나기 시작한 시대. 대충 우리나라로 치면 노무현 시대 정도의 느낌으로 기억하려고 한다. 

 

* 굿바이 헤이세이 (2023/4/29)

그 헤이세이 시대가 끝날 무렵, 헤이세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안락사를 택해 죽으려고 하는 것을 소재로 하는 연애 소설이다. 일본 사망 원인의 10%가 안락사라는 작중 묘사에 허거덩했는데, 그 설정 자체가 허구였다....;;;; 젠장... 문체 면에서 독특한 작품이다. 초고가의 브랜드와 최신 유행들을 통해 그런 것의 허무함을 드러내려 하지만 결국은 그런 것들을 선호하고 애착하는.... 90년대에 하루키의 작품을 조금 더 대중물로 바꿔서 묘사한 느낌이다. 

 

* 어느 장의사의 일기 (2023/4/29)

소설이지만 산문처럼 읽히고 있다. 

 

* 소설의 쓸모 - 박산호 - 밀리의 서재 (2023/5/5) 
번역가 박산호님의 독서일기인 "소설의 쓸모"라는 책을 읽는 중이다. 독서록과 책소개와 신변잡기의 중간쯤 되는 책이라 술술 잘 읽힌다. 내용 중에서 번역가로서 살다가 소설을 쓰는 큰 도전을 했다는 언급이 있었다. 농담조가 아니라 진지한 표현으로, 절박하게 몰린 상황이기에 해낼 수 있었던 도전이라고 하고 있었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생업으로 번역만 하던 사람이 소설을 쓴다는 것이 도전이 맞기는 할 것이다. 다만 번역이나 소설이나 그게 그거(....) 인데 이게 도전이라니,,, 라고 읽히는 것을 자기 스스로에게 적용해보면 어떨까.
대개 우리가 도전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제3자의 눈으로 보면 그게 그거인 경우가 많아 보인다. 대기업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들어갔다거나, 스타트업을 그만두고 공무원이 됐다거나, 이런 것들은 개인에게 큰 변화이고 큰 도전이지만 결국 다 월급이 어디서 들어오느냐만 바뀌었을 뿐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했다거나 학교를 입학했다거나... 하는 것들은 조금 더 도전적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카테고리가 바뀌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정말 도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카테고리가 바뀌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백수나 강도나 양변기가 되었다는 것들이 진정한 도전이다. (....... ;;)

 

* 식사가 잘못되었습니다 - 밀리의 서재 (5/13) 

저탄고지를 지지하고, 특히 액상 당류에 대해서 경고하는 내용이 많이 있다. 이제 새롭게 들리는 주장은 아니지만 일본책 특유의 가벼운 터치라 잘 읽힌다. 그리고 혈당 스파이크가 위험하다는 이야기나 탄수화물 중독에 대한 이야기도 와닿는 부분이 있다. 가끔 "당 떨어져서 손 떨리는" 증상이 있는데, 이게 일종의 탄수화물 중독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예전보다 나이 먹어서 생긴 증상인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 한국식 식사만 하던 시절에는 배가 고픈 일은 있지만 당 떨어지는 증세는 없던 것 같은데. 
아무튼 마시는 당류는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빵을 버터와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가 덜하다며. 그러면 캔커피도 우유 많이 든 라떼로 먹으면 스파이크 좀 덜 칠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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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읽다보면 읭?? 하게 되는 내용이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알콜은 탄수화물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 전혀 해롭지 않다 (난 적극 지지하기는 하지만, 이건 학설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정치인에 대한 지지에 가깝다 😑) 라든지... 
특히나 신석기부터 인간은 거칠게 도정된 곡식만 먹어와서 DNA에 각인이 되어있으므로 정제 탄수화물은 나쁘다는 주장. 살짝 변이들이 있는데, 인간은 농경시대보다 수렵/채집시대(구석기)를 훨씬 더 오래 살았으므로 탄수화물은 과일로 섭취하는 정도로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고, 조금 더 거슬러올라가서 영장류는 불 없이 생식하는 것이 더 맞다는 주장도 있다. 이 책은 신석기론 정도까지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근거는 없을 것 같은데 꽤 많은 사람들이 이걸 지지한다. 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실험해보면 사실이 아닐 것 같은, 하지만 실험을 해볼 수가 없는 그런 문제 아닐까 싶다. 다만 영장류로 살던 천만년의 DNA가 문제라면 사실 인간도 물속에 살던 시절이 훨씬 더 길었으니 플랑크톤이나 해조류가 제일 건강한 음식일거다 😑 
대기근이 올 때 살아남았던 사람들의 유전자들은 대체로 적은 량의 곡식을 매우 효율적으로 소화시키던 사람이며, 그래서 곡식을 많이 먹으면 과공급이 발생한다... 라는 논리가 오히려 더 그럴듯하다. (이건 미국 흑인들의 비만도가 높은 것은 노예선의 지옥같은 환경에서 영양흡수 및 보존능력이 탁월하게 좋은 사람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라는 (아 누구더라...)의 주장을 나름 유추해봤다) 
또 정제 탄수화물을 먹는 시대가 와서 비로소성인병이 생겼다는 주장. 예전엔 성인병 걸리기 전에 죽었거나, 또는 "두통", "복통", "괴질" 로 죽었을 뿐 그 병이 무슨 병인지 몰랐을 꺼다. 정제 탄수화물을 먹지 않던 시대의 평균 수명보다 지금의 평균 수명이 훨씬 더 길다. 
그래서 이런 비전문가스러운 이야기와 전문가적인 이야기가 섞여있을 때 전문가의 이야기마저 믿기 어려운 느낌적 느낌이 들고, 따라서 나는 내일도 캔커피로 아침을 시작하게 될 것 같다는 거시었다...

 

* 두번째 지구는 없다 - 밀리 (타일러 라쉬, 5월 언젠가) 

내가 대상 독자인 책은 아닌 것 같다. 환경운동이 필요한 이유 전반에 대해서 가볍고 넓게, 편하게 읽을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고민의 수준이 너무 얇은 느낌이라 왜 그럴까 했는데, 저자인 타일러 라쉬가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방송인 타일러라고 한다. 환경보호를 소비자/대중에게 요청하고, 또 소비자/대중은 라벨 안 달린 생수 같은 걸 마시면서 환경을 지켰다고 뿌듯해하는 것으로는 지구가 지켜질 것 같지 않다. 아직 읽어본 적이 없는 독자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는 하다. 

 

* 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 - 종이책  (5/15)

정유사를 그만두고 지방에서 마트를 창업한 젊은이의 창업담. 책이 던지는 몇 가지 질문 - 앞으로 3년간 돈을 못 벌면서 이 일만 할 수 있겠느냐라든지, 한 달 생활비 백만원으로 유지될 거냐든지...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꽤 의미있는 질문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내가 스타트업을 꿈꾸거나 또 지금 스타트업으로 넘어온 것은 모두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고 싶은 일탈의 연장선임을 깨달았다. 후반부의 창업 관련 회계지식은 너무 쉽고 기본적인 느낌이 있다. 

 

* 공대 다니다 황제된 썰 - 밀리의 서재 (쓰왓, 5/20)

총 8권 중 6권 통과 중. 중세 이세계에 과학지식 한 가지로 전생해서, 과학적 발명품으로 전쟁을 승리하거나 이세계에서 역할을 넓혀나가다가 왕이 되는 이야기. 스토리는 밝은 톤이고 등장인물이 선명하다. 독특한 소재의 힘도 있지만, 너무 유치하게 이야기를 풀지 않아 읽을만하다. -> 마지막권까지 다 읽었다. 주인공이 대책없는 먼치킨이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하고, 한계를 가진다는 면이 재미있었다. 

 

* 야시 - 밀리의 서재 (쓰네카와고타로, 2023/6) 

일본 호러 소설이라고 하는데, 호러 느낌은 아니다. 일본의 그 독특한 고전소설 풍. 꽤 인상깊고 재밌게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읽은지 2주가 지난 지금 내용이나 감상이 거의 기억나지 않아서 당황스럽다. 

 

* 퍼펙트 헌터 - 밀리의 서재 (김진우, 2023/6/6) 

헌터물 장르 (게이트에서 몬스터가 쏟아져나오고 그와 맞서싸우는 헌터는 등급에 따라 부와 명예를 걸머쥔다는 내용) - 2016년도 책이다. 이미 십 년 가까이 지났다는 의미. 주인공은 강자이지만 먼치킨이 아니며, 작중 먼치킨에 해당하는 "서수지"는 오히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심각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 설정이나 전개 상 오류가 많이 보이지만 등장인물의 매력이 있어서 거슬리지 않고 끝까지 봤는데, 고구마 주인공이라는 한줄 리뷰가 많았다. (카카페 별점 9점)

 

* 자청의 역행자 확장판 - 밀리 (2023/6/11)
내가 어렸을 때 읽던 자기계발서들은 정말이지 읽을 내용이 아무 것도 없었다. 전반적인 내용이라는게, 야망을 가지십시오. 나폴레옹은 어려서부터 야망을 가져서 영웅이 되었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하루에 5번 되뇌이세요. 그러다보면 할 수 있게 됩니다, 주로 이런 식이었다. 그러다보니 대통령된 사람도 있고 온 우주가 도와준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세이노의 가르침과 자청의 역행자는 상대적으로 읽을 게 있는 책이라고 느낀다. 이 두 책의 메시지는 거의 비슷하다. 핑계나 위선을 떨지 말고 돈을 벌기 위해서 죽어라 노오오력 하라는 것이다. 다만 세이노는 순수하게 취미생활을 위한 꼰대질(...)이다보나 메시지가 조금 더 거칠고, 자기 무용담이 여기저기 섞여 있고, 자청은 자기계발서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조금 더 메시지를 정돈하....는데 그 메시지에 마케팅적 과장을 씌우다보니 조금 이상해졌다. 
1. 자의식 해체
2. 정체성 만들기
3. 유전자 오작동 극복
4. 뇌 자동화 (까지 읽었다) 
읽기 전에 이게 대체 무슨 해괴한 소리들일까 했는데, 1/2/3 은 결국 부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마음을 먹었으면 흔들리지 말고, 변화를 두려워하지도 말라는 내용에 가깝다. 
인생을 바꿀 만큼 무겁게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짧은 순간 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갈아입는 것은 사회생활에는 도움이 된다. (특히 면접을 볼 때 도움이 된다 ㅋ) 
4번 뇌자동화는 독서에 대한 이야기다. 세이노든 자청이든 "독서"를 강조하고 있다. 내 주변의 숱한 문학/역사/철학책 읽는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쓰게 웃을 수 밖에 없지만 ㅠ 나는 꽤 오래 전부터 김현/장정일식 독서평을 쓰는 것이 독서의 목적이 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며, 책을 읽는 방법을 조금 바꿔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바꿀 것 같지는 않다. 자청에 따르면 "유전자 오작동"에 해당하는 행동이다 😑)

 

* Hunter Quest - 밀리의 서재 (제로카인, 2023/6/18) 

헌터물 장르. 24시간 단위로 좀비가 창궐하는 이세계와 현실을 오가는 장르물. 문장이 반복되는 경향이 심해, 한 페이지를 

3초 정도 읽는 느낌으로 읽고 있다. 카카페 별점이 8점이면 괜찮은 편인건가? 먼처킨물과 달리 어둡고 암울하다. 이세계도 처음 몇 권 동안은 답없이 도망다니기만 하는 절망적인 내용이다. 이렇게 절망적인 웹소설도 있나 싶어 신기한 맛에 다 읽어간다. 

 

* 챗GPT 미래일자리 2030 - 종이책 (2023/6/17) 

GPT에 대한 간단한 최신 트렌드 부분은 번잡하지 않아서 좋았다. 뒷부분에서 일자리의 미래를 예측할 거라고 생각했더니, 미래예측의 방법론을 설명하는 것이라 기대와 어긋났다.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 유엔 등 국제기구의 보고서를 참고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 (국제 기구 보고서를 자세히 본 적이 없다). 다만 일자리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벤쳐캐피탈이 어떤 산업에 투자하는지를 바라보는 것은 유효한 접근 방법론인 것 같다. 

 

* 인류를 식량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 종이책 (2023/7/1) 

식품공학의 첨단을 다룬다. 지구 곳곳에서 정말 기발해보이는 식품과 관련된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진행 현황을 다룬다. 몬산토가 죽음의 기업이라는 식의 편협한 인식을 넓힐 수 있다. 흔히 듣는 배양육 같은 기술도 있지만, 가령 인공지능의 사물인식기능을 이용해 농약을 점분사하는 기술 같은 농업 현장과 관련된 이야기들. 근데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이 분야 흥미가 떨어진 것 같다. 

 

* 천상의 선율 - 밀리의 서재 (아니짜, 2023/7/1) 

1권만 읽었다. 전문영역을 다루는 웹소설 중에 최소한의 전문 지식이 하나도 안 보여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환생해서 요리사가 되었다는데 요리에 대한 묘사가 너무 엉망진창이거나, 밥 한 번 안해본 느낌의 묘사... 이런 인상을 처음으로 깨준 소설이다. 저자의 음악에 대한 묘사가 디테일하다. 맞고 틀린 걸 판별할 능력은 없지만 이 정도 디테일하면 맞는거지 ㅎ 그런데 너무 현실적 이야기라 차마 잘 안 읽어져서 뒷권으로 진도를 못 나감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MBTI - 밀리 (임수현, 2023/7/1) 

고전소설속 주인공을 MBTI 인물형에 대응해 비평하는 책. MBTI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아 초반의 돈키호테와 크눌프, 주홍글씨, 나에 해당하는 INTP의 햄릿만 찾아 읽었다. 대학시절 나를 햄릿에 동일시했던 기억이 난다. (소설도 썼던 것 같다 -_-) 그런데 MBTI와 고전소설에 동시에 관심이 있어야 재밌게 읽을 것 같다 -_- 

 

* 난세에 환생한 치트급 랭커 - 밀리 (시준, 2023/7/1) 

웹소설에 메카닉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내 있다 ㅎ ; 프로게이머가 중세 유럽에서 환생해 메카닉을 몰며 활약하다가 유럽을 통일한다는 이야기인데, 삼국지에서 이야기의 골격을 가져왔고, 또 삼국지 헌정 멘트가 자주 나온다. 문장이나 캐릭터나 모두 안정적이고 탄탄하다. 웹소설의 문장력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는 편이지만 기본기를 갖추고 있으면 한결 즐겁다.  

 

* 골든 카무이 - 종이책 및 리디북스 (30권, 2023/7/15)  

일단 양이 많다 ㅋ 초반에는 굉장히 진지하고 스케일이 큰 범죄물/느와르물인데 홋카이도라는 특이한 공간, 아이누라는 독특한 배경을 사용하는 느낌이었다. 점점 아이누가 소재에 깊이 들어오는 한편, 하나하나 쫓게 되는 범죄자의 성향이 괴상해지기 시작한다. 몇몇 블랙코미디 장면은 일품이다. 남자 등장인물 몇 명을 비슷비슷하게 그려놓기도 하고 (내 눈에만?) 많은 인물들에 저마다의 스토리를 부여한 게 뒤로 갈수록 헷갈렸다. 불사신 스기모토, 불패의 우시야마, (실제 역사인물을 차용한) 히시카타 도시조, 러시아 할머니, 이런 인물들의 강렬한 묘사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만화를 "북해도 웨스턴", 아무튼 서부극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 같은데 끝나고서 꽤 의외였다. 서부극 느낌을 받지는 못했어서. 

 

* 아르테미스 - 밀리, 앤디 위어 (2023/7/20)  

화성에서 감자키워 먹고 사는 이야기로 유명하던 앤디 위어의 작품인데 전반부가 낯익은 게 언젠가 한 번 읽다가 말았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 달에서 태어나고 자란 젊은 여자 주인공은 밀수꾼 및 말썽꾼으로 활동하다가, 알루미늄 산업체/통신소재 산업체/조폭 등이 얽혀있는 상황에서 돈을 벌려고 얽혀들었다가 대활극을 펼친다... 라는 헐리우드 영화 느낌도 있다. 여자주인공 및 주요 인물 몇 명에 대한 캐릭터 형상화는 잘 된 것 같은 반면, 활극과 시각적 이미지가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주시설에 대한 이해도가 모자란 상태로 설명이 잘 이해가 안 되었다. 중반부터 조금 지루해졌고 예전에도 아마 그래서 절반만 읽었나보다. 

 

* 아루스 전기 (밀리, 설희안) 

사천당문의 후계자가 환타지 세상에서 환생한 뒤의 이야기인데, 사천당문의 독공이 핵심 소재가 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한편 작가의 말이 적혀있는 웹소설을 간만에 읽었는데. 나는 웹소설의 상당수가 오십대, 왕년의 대필작가, 무협작가 들이 쓰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아루스 전기도 그 아재스러운 문체 등등으로 당연히 오십대가 썼을 거라 생각했는데... 군대 가기 전에 쓴 글이란다. (2009년 발간이니 이제 그 작가도 아재가 되긴 했겠군-_)

 

* 세상에 나쁜 용사는 없다 (밀리) 
- 평면적이면서도 특이한 캐릭터를 설정하고 
- 그 캐릭터의 힘 만으로 이야기 전체를 끌고 가는데 
- 근데 재밌어.. 간만에 읽은 웹소설 수작

 

* 광마회귀 (네이버 시리즈 (2023/10) 

광마회귀를 거의 다 읽어간다.
웹소설은 대부분 밀리의 서재에서 읽는데, 최근 10년 이상 무협은 거의 읽지 않았다. 옛날에 너무 많이 읽어 물렸다는 느낌도 있고;;; 그 옛날에 너무 많이 읽었던 작품들이 너무 뛰어난 작품들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마눌이 광마회귀 쿠키 결제를 마쳐서, 이미 사둔 거니 나도 덩달아 읽기 시작했는데 여러 모로 훌륭하다. 내가 읽었던 좋은 무협소설의 작가를 떠오르게 하는데 구체적으로는 김용, 좌백, 한상운 등이 있다.
광마회귀 곳곳에서 김용에 대한 오마쥬가 보인다. 검마 독고구패의 현철중검, 화산에서의 천하오절 등등. 등장인물들에게 연극배우처럼 과장되고 선명한 옷을 입혀둔 것도 김용의 방식이다.
무협의 클리세를 이어받지 않고, 그 의미를 깊이 고민하고 비틀어낸 것에서는 좌백님의 여러 작품을 떠오르게 한다. 정도/흑도/마도에 대한 고민, 주화입마나 또다른 경지로의 성장 등을 구태의연하지 않은 표현으로 재정의해나간다. 심지어는 절벽에 떨어져 기연을 얻는 것도 설득력있게 묘사된다.
끝없는 농담의 향연은 한상운님의 후기 작품들을 떠오르게 한다. 무림사계나 특공무림에서 보여준, 단편적인 농담이 아니라 인물/배경/상황을 버무려서 만들어낸 블랙유머들이 떠오른다. 단순한 글장난이나 인터넷 밈도 있지만 그것들을 상황에 잘 버무려서 신선하게 내놓는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고. 일일 연재를 해야 하는 웹소설에서 한 편 한 편에 모두 스토리가 있고 유머가 있다. 요즘 시대에 맞는 문체 속에 요즘 시대에 맞게 재해석된 무림이 있다.

* 해양을 지배하는 각성자 (밀리, 11월) 

왤케 허술한데 그냥 읽어지는 것도 신기함... 


* 위탁요원 위신호 (밀리, 11월) 

 

* 영화속 능력흡수 (밀리, 11월) 

 

* 창작과 비평 2023 가을호 (201)  (종이책, 11/26)

창작과 비평 최근호를 사서 읽어보고 있다. 정말 한결 같더라. 시대가 이 정도 바뀌었으면 좀 바뀌어야 맞는게 아닌가 싶은데. 논설과 시론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정권 규탄론 정도로 느껴졌다. 오랜만에 어두운 순수소설도 몇 편 읽었는데, 이삼십년 전 읽던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 재미 없었다. 

 

* 0번버스는 2번지구로 향한다, (종이책, 11/26)

라는 책을 샀다. 페북 피드에 책광고를 보고 산 거로 기억한다. 서점에서 주문했는데 표지에 저자 친필 싸인이 들어있다. 흥미롭지만 치밀하지는 않은 배경을 설정하고, 열페이지나 스무페이지 정도로 짤막한 인간 이야기가 펼쳐지는 소품집이다. 이야기의 흐름이 빠른 대신 설정의 디테일 부족이나 멋을 부리려 했지만 어색할 뿐인 문장 등 몇몇 요소 때문에 몰입이 살짝 끊길 때가 있다. 회색인간 등을 쓴 김동식과 비교가 되는데 그보다 평이했다. 

 

* 시스템을 초기화하시겠습니까 (구트가트, 12/17, 8권) 

먼치킨물인데 초반 진행이 매우 느리다. 게임세계인 붉은황무지로 들어가 레벨업을 하는데, 붉은황무지의 괴수들이 현실세계로도 나온다는 설정. 평이한 설정이고 평이한 스토리인데 문장이나 구성이 조금은 더 단단하다. 한편으로 웹소설에 문장 단단해서 무슨 쓸모가 있나 싶은 ... 

 

* 연속혈당측정 고수되기 (삼성서울병원) 

감상 없음. 

 

*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 (밀리, 12월) 

25% 읽었다. 외국은 좋고 우리는 나쁘다... 는 맥락의 피상적이고 유치한 북유럽 겉핥기로 느껴졌다. 더 이상 읽지 못하고 내려놓았다. 연초에 읽었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이탈리아의 사생활 (밀리, 9월쯤?)

이탈리아 사람들의 생활 습관, 특히나 음식에 대해 예외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정말 체감하게 된, 재밌었던 책이다. 

 

* 지극히 사적인 네팔 (밀리, 11월) 

네팔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을 하고 있는데. 100여개 민족(언어와 생활습관이 다르다)이 섞여 살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골치아픈 이야기다. 인도에 민족이 많다... 는 건 알고 있었지만 네팔처럼 작은 나라에서도 이렇다니. 한편으로는 책을 읽을 때 신선하지 않고 책을 쓰기 위해서 새로 네팔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해서 전달하는 느낌... 이라고 썼다가 다시 몇 페이지를 열어보는데 내가 몰랐던/흥미로운 내용이 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없게 느꼈다. 왜지? -_- 

 

* 충청도의 힘 (예스24, 12월) 

충청도 사투리 유튜버의 의뭉스러운 돌려까기가 대히트를 치기는 했지만, 진짜 재밌는 충청도 사투리는 재담보다 만담에 가까운데, 이문구 선생의 연작 소설 "우리 동네"가 1970~1980년대의 충청도 시골 만담을 능청스럽게 이야기 했었다면 남덕현님이 지은 "충청도의 힘"은 2010년 경의 충청도 시골 만담을 능청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 이문구 선생의 문체는 국보로 지정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그의 작품과 나란히 이야기해도 고인에게 누가 되지 않을 생동감 넘치는 만담집이다. 소설은 아니고 에피소드집에 가깝고, 저자는 주로 삼인칭 관찰자로서 누군가의 대화를 기록하고 있다. 남의 대화를 기록하는 거라 기승전결이 꿰어진 소설과는 다르지만, 만담에 스토리 따위는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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