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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의 기록/여행 기록

다카마쓰 여행기록 - 2

by Cyprus 2023. 10. 3.

 

둘쨋날(8/14) 아침이 밝았으나... 

 

 

아이는 아직 자고 있고... 

 

 

 

가볍게 동네 산책..

 

 

 

아이를 깨워 아침 일정 시작..

요즘 보기 힘든, 일본에서도 보기 힘든, 붉은 벽돌로 예쁘게 지은 집에 창문마다 엄청난 창살이 쳐져 있다. 

새를 쫓으려는 걸까? 모기장이라기에는 눈이 성글고... 

 

 

 

동네에 우동 맛집이 또 있다. 아침 아홉시 개장인데, 개장과 동시에 줄이 서기 시작한다. 한 명도 빠짐없이 일본인이었고 가아끔 차를 몰고 오는 사람도 있지만, 혼자 들어오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아지후라이를 곁들인 따뜻한 우동. 아지후라이는 한 장에 천원? 정도의 싼 가격인데 생선까쓰 맛이다. 아주 바삭바삭하고, 양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지만 가격 생각하면 아주 저렴하다. 어떻게 저렇게 예쁜 삼각형이 나오는지 신기하다. 

 

 

아이는 어묵 한 장과 부카케 우동. 면의 양을 고르고 육수와 토핑을 각각 고르는 시스템이다. 육수를 고르면 따뜻한건지 차가운건지를 꼭 묻는다. 우리에게 부카케우동, 자루우동 등은 일종의 별미로 통하지만 일본인들의 우동 습관에서는 그냥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우동 한 그릇씩 먹고 기차역에 왔다. 역의 간판을 한 장 찍었다. 가운데의 영화 포스터가 좀 아스트랄하다. 사진을 찍는 당시에는 이십년전 만화영화 포스터라고 생각했고 지금 글 올리면서 다시 보니 그 만화영화 포스터 제목이 "고토덴" - 내가 타는 기차 이름이 고토덴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앙선, 동해남부선 정도 느낌인데. 고토덴의 기차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영화가 박물관에서 상영중이라는 것 같다. 

 

 

기차 풍경 

 

 

약 삼사십분간 기차를 타고, 다카마쓰의 반대편 종착역인 고토히라에 왔다. 다카마쓰가 도시 느낌이라면 고토히라는 관광 명승지 느낌이다. 

 

 

미리 예약해둔 "나카노 우동학교 고토히라 지점"에 왔다. 직접 반죽해서 우동을 만들어볼 수 있는 관광형 실습장인데, 거의 모든 손님이 일본인이었다. 당연히 강의...도 일본어였고, 내 짧은 실력으로 알아들을 수 없었고, 파파고도 소용이 없었지만, 어차피 손짓발짓으로 하는 거라 큰 지장은 없었다. 

 

 

우동 재료인데 계절별 소금물 섞는 비율과 숙성 시간이 핵심인 것 같다만, 소금물 비율이 참 헷갈린다. 그래서 이 계절엔 소금을 얼마를 넣어야 하는거야... 계산을 하려면 한참 해야 하는데, 요리를 하기에는 그냥 저렇게 하는게 더 쉬울 것 같기도 하고. 

 

내 오른손에 흑염소가 있다... 

 

 

직접 만든 우동을 윗층에서 직접 끓여 먹도록 되어있다.

전문점 우동만 먹다가 직접 만든 우동이 맛이 있을리가 .... 꾸역꾸역 배는 채웠다. 

 

 

1,000계단을 오르면 있다는 신사...에 가고 싶어 덥다고 짜증내는 흑염소와 씨름해가며 200여 계단을 간신히 올랐으나 결국 그냥 찻집으로 들어갔다. 일본풍 아포가토라는 괴상하지만 맛있는 디저트를 먹었다. 

 

 

시간도 뜨고 피곤하기도 해서 근처에 목욕탕이 있는지를 몇 곳 다니며 물었다. 대부분 목욕탕이 료칸에 딸려있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도 목욕만 하는 목욕탕을 잘 대답해주지 못했다. (그런 곳 없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몇 곳 들어가서 물어보니 그 중 한 곳에 목욕만 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제 중학생이 되어 혼자 목욕탕에 보낼 수 있는 흑염소를 목욕탕에 넣고... 나도 목욕. 

 

 

저녁은 스시를 사주기로 하고 기차를 타는데 어느 순간부터 기모노를 예쁘게 갖춰입은 묘령의 여학생들이 타기 시작한다. 정말 곱고 이쁜 애들이 많았지만... 어느 순간 학생들이 너무 많이 타서 숨쉬기가 힘들 지경이 됐다. 게다가 저 또래들이 좀 시끄러워야지... 기차에서 조용히 하는게 일본인의 매너 어쩌고 다 소용없고, 장바닥처럼 됐다. 

 

 

옆자리 앉은 학생에게 서툰 일본어로 오늘 뭐하냐고 했더니 마츠리라고 한다. 장소까지 더듬더듬 물어서 확인했는데 저녁 먹으려는 장소와 인근이다. 운 좋구나, 이걸 또 보겠네... 했는데 (아직까지는 저녁에 생길 일을 알지 못했다 -_)

 

스시집은 다카마쓰 카와라마치 인근 야마모토. 구글 맵에서 검색으로 별점 보며 들어간 곳이었는데 아주 맛이 있더라는. 한국인 손님이 한 명 있었고, 스시가 아주 맛있게 먹었다. 흑염소는 평생 먹어본 새우 중 가장 맛있었다고 극찬을 했다. 나는 안주꺼리로 생선구이 하나를 시켰다. 

 

https://maps.app.goo.gl/mE255RTZAY4eFezc7

 

 

 

 

저녁을 먹고 마츠리가 한창인 행사장으로 가는 길 

 

 

사람이 어마어마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일본 만화에서 보면 금붕어도 뜨고 줄서서 타코야끼도 사먹고 하드만... 타코야끼 사먹으려면 최소 10분 이상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근데 여기 사람들은 더위를 안 타나? 밤이지만 32도? 후끈후끈하게 더운 날씨였고, 반바지에 반팔을 입은 나도 옷이 자꾸 살에 감겼는데, 저 긴 유카타를 입고 놀이가 가능한건가? 물론 천이 바람은 잘 통하겠지만, 안 입은 것보다는 더울텐데 말이다. 남자는 긴바지, 여자는 유카타. 아 보기만 해도 더웠다. 

 

 

 

불꽃놀이도 있다고 했으나, 더우면 목숨이 위태로워진다는 신념을 가진 흑염소의 발악....으로 결국 불꽃 터지는 소리만 들으며 전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하긴 불꽃놀이 끝난 뒤 돌아가는 인파와 전철을 탈 생각을 하면 답이 안 나오는 것도 있고... 

 

집 근처에도 돌아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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